영화의 내용도 제목과 같았다.
이병헌, 최민식 주연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감독 김지운)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에도 불구하고 폭력성과 잔혹성 짙은 표현으로 충격을 던졌다.
‘악마를 보았다’가 11일 오후 5시30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기자·배급 시사회를 열고 영화를 공개했다. 세 차례에 걸친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심의 끝에 개봉을 이틀 앞두고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영화에서는 살육이 난무했다. 영등위가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 등급을 결정할 때 이유로 든 신체 훼손 장면은 그대로 담겼다. 인육을 먹거나 갖가지 잔인한 방법의 살인도 반복해 등장했다.
최근 사회적 논란인 잔혹한 성범죄를 유형별로 담은 점, 그 가운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까지 등장해 개봉 이후 상당한 논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악마를 보았다’는 이유 없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 최민식과 그에게 약혼녀를 잃은 국정원 요원 이병헌의 복수극을 다룬 영화다. 최민식이 8∼9차례 벌이는 살인 과정은 자세한 묘사와 함께 표현됐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의 잔인한 결말도 충격적이다.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지운 감독은 “괴물이 될 수 밖에 없는 부조리를 표현하려 했다”며 “우리가 만나지 말았어야 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주제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 이후 재편집한 장면에 대해서는 “분량은 1분 30초 정도”라며 “장면 자체를 없애지 않고 지속 시간을 줄여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페퍼민트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