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기획부터 소품까지…‘김탁구’의 모든 것] 빵! 터진 ‘김탁구’ 흥행 반죽 5법칙

입력 2010-08-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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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의 인기 비결을 소개합니다! 40%가 넘는 시청률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드라마 속에 숨은 다섯 가지의 히트 공식을 스포츠동아가 분석해 봤다.

■ 드라마 히트 공식이 궁금해? ‘김탁구’를 보라!

40%가 넘는 시청률. 2010년 드라마 중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품은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극본 강은경·연출 이정섭)다. 매주 수, 목요일 저녁만 되면 TV 앞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앉히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을까’ ‘너무 흥미진진해. 과연 다음 회는 어떻게 될까’ 등 시청자들의 반응은 만족 일색이다. 처음시작할 때만 해도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타사 드라마들과 버거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접전이란 표현을 쓰기도 어렵게 무서운 단독 질주를 하고 있다. 방송 초기에는 불륜과 극단적인 극전개로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도 들었지만, 높은 인기 속에 비난의 목소리도 줄어 들었다. 과연 ‘제빵왕 김탁구’에는 어떤 재미가 숨어 있을까. 이 드라마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한국 드라마의 히트 공식이 모두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막장·미션대결·권선징악
히트요소 모조리 품어
시청률 40% 대박

무서운 단독질주
이유 있었다!



● 히트공식1: 출생의 비밀

인기 드라마에는 항상 출생의 비밀이 있다. 드라마에서 거성그룹 회장 구일중(전광렬)의 아들이자 후계자로 나오는 구마준(주원)은 사실 구일중의 아들이 아니다.

구일중의 아내 서인숙(전인화)이 구일중의 오른팔이자 비서실장인 한승재(정성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다. 구일중이 거성가의 보모 김미순(전미선)을 사랑해 김탁구(윤시윤)를 낳자 안방주인으로 위기감을 느낀 서인숙이 구일중 몰래 구마준을 낳은 후 마치 그의 아들처럼 속인 것.

그런데 시어머니 홍 여사(정혜선)가 우연히 이를 알게 되면서 출생의 비밀은 들통 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홍 여사는 격분해 서인숙과 싸우다 쓰러지고, 서인숙이 의도적으로 죽도록 놔두면서 비밀은 유지된다.


히트공식2: 재벌은 꼭 있다

재벌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요소다. ‘제빵왕 김탁구’에도 역시 재벌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 식품 재벌 거성그룹 회장 구일중(전광렬·사진)이다.

만약 구일중이 막대한 재산을 물려 줄 수 있는 재벌이 아니라면 후계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김탁구와 구마준의 대결은 사실 재미가 없다. 자연 극의 긴장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빵왕 김탁구’는 재벌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후계자가 진짜 아들 김탁구가 될지, 아니면 ‘가짜 아들’(구일중이 눈치를 챈 모양새다) 구마준이 될지 시청자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긴장감이 팽팽하게 유지된다.


히트공식3: 거미줄 애정관계

김탁구에게 신유경(유진)은 첫 사랑이다. 신유경도 김탁구를 진심으로 좋아한다. 구마준은 두 사람 사이의 방해꾼이다. 신유경을 짝사랑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구마준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런데 신유경이 복수를 생각하게 되면서 그녀는 구마준과 연인이 되고, 김탁구와 헤어진다.

반면 양미순(이영아)은 처음에는 구마준을 좋아했다가, 김탁구의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속으로 김탁구를 좋아하게 된다.

이런 복잡한 애정 관계는 드라마에 또 있다. 한승재의 첫사랑은 서인숙인데, 서인숙은 전광렬과 결혼한다. 그런 서인숙은 한승재의 마음을 이용해 구마준을 낳는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의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애정 관계는 흥미를 고조시킨다.


히트공식4: 미션 배틀

요즘 예능의 단골 아이템인 출연자의 경쟁, 이른바 ‘배틀’은 드라마에서도 중요한 인기 요소다. 김탁구와 구마준은 팔봉선생(장항선)의 ‘확인서’(자신이 인정할 만한 수준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확인해주는 것)를 받기 위해 대결을 벌인다. 그동안 팔봉선생의 확인서를 받은 제자는 거의 없을 정도로 경합은 무척 힘든 과제.

확인서를 받기 위해 김탁구와 구마준이 최고의 제빵 실력을 갈고 닦아가는 과정은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증을 확대하고, 극의 재미를 탄탄하게 한다. 문화평론가 김연수 씨는 “‘제빵왕 김탁구’는 출생의 비밀에 미션 경쟁이 더해 졌다. 이게 인기의 핵심이다. 예전 드라마가 하나의 히트 공식으로 ‘빵’하고 터졌다면, 이 드라마는 유기적으로 여러 요소가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트공식5: 결국 권선징악

착한 사람이 잘 되고, 악인이 망하는 ‘권선징악’의 공식은 필수다. 현실이 꼭 권선징악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더라도 드라마의 세계에서 악인이 잘 되는 이야기를 보려는 시청자들은 별로 없다. ‘제빵왕 김탁구’도 이 공식을 철저히 따른다. 착한 김탁구는 결국 제빵왕이 되지만 구마준(주원·사진)은 그렇게 되지 못한다. 결말을 정당화하기 위한 과정도 확실하게 부각했다. 구마준은 내내 김탁구에게 한없이 못된 존재로 그려진다. 김탁구를 짓밟고, 괴롭히고, 배다른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형으로 인정하지 않는 구마준 보다 인간적인 모습인 김탁구에 끌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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