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종범. [스포츠동아 DB]
그리고 17년이 지났다. 하지만 정열의 정신은 살아 있다. 4위 롯데를 턱밑까지 추격한 KIA에는 최근 몸을 사리는 선수들이 없다. 특히 최고참 이종범은 14일 광주 롯데전에서 펜스에 부딪히며 타구를 건져내고, 구급차에 실려 나가며 선봉에 섰다. 뒷문이 허약한 KIA의 마무리를 맡아 큰 힘이 되고 있는 윤석민도 마찬가지다. “깁스 풀고 2주 만에 공을 던졌다. 아직 80% 정도지만…”이라는 본인의 설명. 주장 김상훈 역시 크고 작은 부상에도 안방을 굳건히 지킨다. 이종범은 “막판 순위 경쟁에서 일단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제 몸 돌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말을 안 해도 후배들이 다 알고 있더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살신(殺身)’의 KIA 정신. 과연 KIA는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까.목동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