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롯데 김수완, 예고된 완봉투…멸치, 하늘을 날다

입력 2010-08-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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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수완이 17일 문학 SK전에서 9이닝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데뷔 첫 완봉승.

롯데 김수완이 17일 문학 SK전에서 9이닝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데뷔 첫 완봉승.

고교시절 ‘노히트노런’ 그 소년
롯데 신고선수로 입단…2군행
포크볼, 로이스터에 꽂혀 선발
데뷔 첫 완봉승 “이제 멸치시대”
롯데 2년차 신인 김수완의 별명은 ‘멸치’다. 워낙 말라서다. 우람한 롯데선수들 사이에 끼어서 사우나라도 가면 마치 고교생이 하나 몰래 끼어있는 것 같다.

프로필에 71kg으로 나와 있지만 김수완은 “사실은 68kg입니다”라고 수줍게 말한다. 왜소한 체구 탓에 고향인 경남의 고등학교 어디에서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바다를 건너 제주관광산업고에 입학했다. 거기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해 전국의 화제를 끌기도 했지만 그뿐이었다. 역시 하드웨어가 문제였다. 드래프트에서 어느 구단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연고구단인 롯데가 2008년 신고선수로 그를 선심 쓰듯 받아줬다.

그러나 롯데가 ‘무심코 내린 결단’은 2년 후 엄청난 횡재로 돌아왔다. 국내 감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2군에 관심이 적었던 로이스터 감독이 올 전반기 우연히도 TV에 중계된 2군 경기를 시청했는데 그때 던지고 있던 투수가 운명처럼 김수완이었다.

김수완의 포크볼에 ‘꽂힌’ 로이스터 감독은 그때부터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마침 롯데는 조정훈의 부상 이탈과 손민한의 복귀 지연으로 선발진 공백을 맞게 됐다. 상동 2군에서 이재곤을 발굴한 데 이어 다시 김수완까지 1군에 불러올렸는데 두 번째 등판이었던 6월29일 대구 삼성전에서 4이닝 8탈삼진이라는 사고를 쳤다. 바로 선발에 진입했고, 역시 두 번째 선발인 7월22일 한화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후 8월5일 두산, 8월11일 삼성에 이어 8월17일 SK까지 프로야구 3강을 상대로 연달아서 선발승을 따냈다. 특히 17일 SK전은 데뷔 첫 완봉이었다. 9이닝 동안 111구를 던져 5안타 1볼넷 1사구 1삼진 무실점이었다. 롯데는 5-0으로 완승, SK전 절대열세(3승10패)를 다소나마 만회했다. 특히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처음 이긴 것이어서 그 의미는 한층 각별했다.

승리 직후 김수완은 “우리 팀이 약했던 SK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둬 기분이 좋다. 경기 초반에 컨트롤이 안돼 어려웠지만 강민호 선배의 리드 덕이 컸다. 포크볼은 신인 때 노상수 코치께 배웠고, 윤형배 투수코치가 많이 다듬어줬다. 작년에는 컨트롤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잘 던져서 완봉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박정태 2군 감독과 윤 코치께 감사드리고 싶다. 두 분이 2군에서 출장기회를 줘서 오늘 1군에서 완봉까지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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