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인천 감독 계약 초읽기

입력 2010-08-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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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송영길 인천시장 적극적인 영입 제의
축구메카 발전·구단외 사업권한 매력
허정무 사실상 마음 굳혀…계약 임박
사상 첫 원정월드컵 16강 위업을 이룬 전 대표팀 사령탑 허정무(55·사진) 감독의 인천 유나이티드 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천시장으로 새롭게 취임한 송영길(47)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주가 최근 사석에서 허 감독을 만나 감독직을 제의했다. 허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송 시장으로부터 도와달라는 말을 들은 것은 맞다.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상 허 감독이 마음을 굳혔고 곧 공식 발표가 날 것으로 축구계 안팎은 예측하고 있다. 인천 안종복 사장은 “솔직히 우리 팀 여건이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한창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허 감독을 만족시켜 주기에는 힘들다. 하지만 허 감독이 와준다면 이보다 고마운 일은 없을 것이다”고 반겼다.


○인천축구 발전의 적임자


허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K리그 몇몇 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돼 왔다. 레모스 감독 사임으로 박창현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1순위로 떠올랐다가 창단 움직임이 한창인 광주 시민프로축구단, 페트코비치 감독이 떠난 뒤 김봉길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있는 인천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허심은 결국 인천으로 기울었다. 가장 큰 이유는 송 시장의 적극적인 영입 의지와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였다.

현재 인천은 시민구단 사상 첫 코스닥 상장과 전용구장, 히딩크 축구센터 건립 등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단순히 프로축구단 운영에만 그치지 않고 인천시 자체를 축구 메카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계획에 송 시장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구단은 적임자로 허 감독을 점찍었고 청사진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허 감독에게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권한을 준다는 복안이다.

허 감독 역시 일찌감치 어린 선수 육성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경기도 용인축구센터에서 보석들을 여럿 발굴했고 월드컵 후 대표팀 사령탑 연임을 고사하면서도 “한국축구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은 계속 해보고 싶다”는 의중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더구나 김봉길 코치가 2005∼2007년 허 감독이 전남을 이끌 때 코치로 함께 했던 인연이 있어 시즌 중반이지만 호흡을 맞추는 데 별 문제가 없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민구단 여건상 거액의 연봉 등을 제시하기 힘든 현실적인 상황도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 듯 하다. 허 감독은 전화통화 내내 감독 수락 여부에 말을 아끼면서도 “내가 원래 (연봉 등 계약조건과 같은) 그런 것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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