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가진 새 파트너십 체결식에 참가한 뒤 맨유 한국 홈페이지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박지성의 영입으로 한국 축구에 눈을 뜨게 됐다”며 “한국의 젊고 잠재력을 갖춘 환상적인 선수들이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거슨은 그동안 한국 선수 영입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2005년 박지성을 영입한 뒤 고인이 된 이안 포터필드 전 부산 감독의 추천을 받아 박주영(25·AS모나코)의 영입을 실제로 검토했었다. 이 과정에서 박지성에게 의견을 묻기도 했다.
그렇다면 5년이 흐른 지금 퍼거슨의 뇌리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의 판타지스타는 누구일까.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선수는 이청용(22·볼턴)이다. 프리미어리그를 잘 아는 지인에 따르면, 친구사이인 볼턴의 가트사이드 회장과 맨유의 데이비드 길 사장은 이미 이청용의 가능성에 대해 여러 차례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이 같은 관심은 이청용의 출중한 기량에서 비롯됐다. 이청용은 2009-2010시즌 5골-8도움을 기록하며 1년 만에 볼턴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포스트 박지성’으로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맨유는 30대를 바라보는 박지성을 대체할 인물을 찾아야 한다. 두 차례의 한국 방문으로 한국 축구팬들의 폭발적인 관심도 확인했다. 금호타이어와 서울시가 맨유를 후원하고 있다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물론 관심을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영입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맨유는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찾고 있다. 특히 맨유에는 박지성의 진한 향기가 묻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맨유를 제외하더라도 이청용을 영입하기 위한 다른 명문구단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리버풀은 이청용의 영입에 1100만 파운드(약 200억원)까지 책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박지성이 이날 볼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청용을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라고 지목했다.
그는 “이청용은 지난해 EPL과 국가대표팀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며 “시간이 갈수록 국가대표팀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더 많은 경험을 쌓아 나의 위치에 올라서기를 바란다”고 칭찬했다.
또 “이청용은 다재다능하다. 좋은 기술과 정신력. 그리고 체력을 갖고 있다. 그가 지금 체력적으로 부족할지 몰라도 앞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대로 성장한다면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