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대형루키들의 반란…각 팀 코치들 ‘신인왕 추천사 들어보니’…

입력 2010-08-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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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양의지-투수 이재곤-투수 김수완-외야수 오정복-유격수 오지환-투수 고원준. 스포츠동아 DB

신도 모를 신인왕 6파전…“금지옥엽 내 새끼 최고!”
생애 단 한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 전반기까지만 해도 흉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름 들어서 루키들의 대반란이 줄을 잇고 있다. 두산 양의지(23)가 5연속경기홈런을 터뜨리자 롯데 김수완(21)은 5연승으로 맞받았다. 기존의 오지환(LG·20) 고원준(넥센·20)에 오정복(삼성·24)과 이재곤(롯데·22)까지, 신인왕 러닝메이트격인 코치들의 추천사를 통해 왜 ‘이 선수가 신인왕을 받아야 하는지’들어봤다.


두산 강인권 배터리코치→양의지
풀타임 첫해 5연속G 홈런 등 타격 좋아
투수리드도 안정…대형 포수 자질있다

○두산 강인권 배터리코치가 바라본 양의지


포수 신인왕이 나온 지 10년쯤 되지 않았나. 이제 받을 때도 된 것 같다(웃음). 물론 (양)의지가 그만큼 잘 하고 있으니까 하는 말이다. 의지는 일단 공격력에서 많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포수는 투수리드에 더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에 타격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의지는 투수리드가 안정적이면서 방망이까지 좋다. 개인으로도, 팀으로도 큰 메리트다. 볼배합도 수준급이다. 투수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몸쪽 볼을 주문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내가 현역시절 도망갈 땐 도망가는, 안정적인 리드를 했다면 의지는 매우 공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성격도 차분하다. 아무리 군대에 다녀온 선수라고 해도 사실상 처음 1군에서 풀타임을 뛰는 신인이 저렇게 차분하기 어렵다. 투수들과의 사이도 좋다. 배터리는 호흡이 중요하지만 한 명의 포수가 모든 투수들을 아우르기 힘들다. 지금까지 의지는 그런 마찰이 없었다. 다만 분명한 건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계속 경험을 쌓으면 클 수 있는 재목이다. ‘신인왕은 의지가 반드시 받아야 한다’보다는 좋은 포수가 될 수 있는 선수를 주위에서 많이 격려해주면 더욱 잘 자랄 수 있지 않을까.



롯데 양상문 투수코치→이재곤·김수완
이재곤 언더핸드 희소성…팀 4강 한몫
김수완 최근 5연승…연습생 신화 도전

○롯데 양상문 투수코치가 바라본 이재곤과 김수완

이재곤이나 김수완, 두 투수는 비록 시즌 중반 합류했지만 둘 모두 신인왕 자격이 충분하다고 확신한다.

이재곤은 기존 선배 투수들의 부상으로 롯데 마운드가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1군에 올라와 현재와 같이 팀이 4강권에 들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최근 신인왕 중에서 투수가 별로 배출되지 않았고, 더욱이 언더핸드 투수라는 강점과 희소성도 갖추고 있다.

김수완 역시 진짜 신인왕에 부합되는 선수라고 본다. 이닝이나 게임수는 적지만, 장종훈 선수의 대를 잇는 또다른 연습생 신화를 일궈가고 있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기회가 주어졌고, 그 기회를 살려낸 의지 역시 높이 평가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김수완 같은 선수들이 이렇게 스타가 될 수 있다는게 어떻게 보면 야구계로서는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플러스알파 점수를 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삼성 장태수 수석코치→오정복
주전공백 대체 투입 예상외 활약 ‘대박’
찬스때 뛰어난 집중력…팀 공헌도 최고


○삼성 장태수 수석코치가 바라본 오정복

오정복은 주전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만큼 해준 것만으로도 대견스럽고 고마울 뿐이다. 사실 (시즌 전 전력 예상에 비춰) 생각 외의 선수다. 주장 강봉규가 시즌 초반 부진해 1군에 올라왔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본인에게나, 팀에게나 ‘복’이 많은 선수다. 전반적으로는(여러 가지 기술적 요소를 평가할 때) 평범한 선수일지 모른다. 하지만 하려는 의지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 (신인왕 경쟁자들에 비해) 개인성적 측면에서도 월등히 뛰어나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찬스에서 집중력만큼은 무척 강하다.

팀 공헌도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아직 확실하게 주전을 꿰차지 못해 상대팀들도 분석이 덜 돼 견제 역시 심하지는 않다. 타격에서는 정확도와 더불어 중장거리포를 겸비해 지금처럼 착실히 훈련하고 강한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수비능력 역시 향상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어차피 신인은 완성된 선수는 아니다. 따라서 잠재능력과 가능성이란 측면에서 보자면 신인왕 후보로서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LG 서용빈 타격코치→오지환
승부처 안타·홈런…해결사 역할도 톡톡
유격수 수비부담도 이겨내…스타성 높다

○LG 서용빈 타격코치가 바라본 오지환

포지션이 유격수다. 과거와는 달리 1∼2년차가 곧바로 주전 유격수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타격을 놓고 보면 특히 찬스에서 강하다. 신인답지 않게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안타나 홈런도 많았다. 오지환은 타격이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유격수라는 포지션에 주목해야한다. 내야수 전체를 끌고가야 하는 어려운 자리라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 실책과 삼진이 많은 게 흠으로 지적되지만 그건 신인의 핸디캡이다. 약점만 보지 말고 장점을 봐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파이팅이다. 신인왕 후보들 중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라고 본다. 또한 야구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신인왕이라면 올해의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장래성이나 스타성까지 봐야한다. 그동안 LG에서 이대형이 가장 인기 있었지만 올해 곧바로 오지환이 최고의 인기선수로 떠올랐다. 팬들이 오지환을 좋아하는 것은 어떤 설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경험이 쌓이고 수비가 안정되면 타격은 엄청나게 좋아질 것이다.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격수가 될 재목이다.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고원준
한시즌 붙박이 선발, 3점대 방어율 대단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승수쌓기는 불리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가 바라본 고원준


물론 잘치고 있는 신인타자들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타고투저의 시대가 아닌가. 최근 롯데에 눈에 띄는 신인투수들도 있다. 하지만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방어율 3점대(3.71)는 대단한 것이다. 고원준은 한시즌을 꾸준히 소화했다. 승수를 못 챙긴 것은 고원준이 상대 에이스와 많이 대결했고(류현진과 3번, 봉중근과 2번 등), 우리 팀 타격이 뒷받침이 안 돼서 그런 것일 뿐이다. 투수는 어쨌든 방어율이 말해주는 것이다.(현재 방어율 8위) 그리고 신인왕 타이틀에서 팀 성적이 플러스 알파가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신인왕은 그 해에 최고성적을 거둔 신인선수다. 팀 성적이 연관 된다면, 성적이 좋은 팀들만 (타이틀을) 다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닌가. 고원준이 3점대 방어율로 시즌을 마무리 한다면, 신인왕은 고원준에게 돌아가야 한다.

정리 |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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