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3층 건물서 무한상상력 꽃피다

입력 2010-08-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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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의 산실이라고는 믿기질 않을 정도로 소박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전경(위 사진). 여기에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이웃집 토로로’ 등이 탄생했다. 왼쪽사진은 9울9일 국내 개봉하는 지브리스튜디오의 신작 ‘마루 밑 아리에티’의 한 장면.

■ 세계적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를 가다

日 애니계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설립
미술관에선 단편 상영 등 팬들에 인기
신작 ‘아리에티’ 1400억 수익 힘 과시


일본 도쿄도 고가네이시 가지노마치의 지브리 스튜디오를 방문한 첫 느낌은 ‘왜소하다’였다. ‘소박’이라 해도 좋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3층 건물은 아담하기만 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사옥이 아니라 개인 출판사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등을 제작한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이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1985년 일본 애니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69)와 다카하타 이사오(75)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사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팬에게는 스튜디오보다는 지브리 미술관이 더 친근하다. 스튜디오와 좀 떨어진 도쿄 미타카에 있는 미술관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디자인을 했다.

입장을 하니 나카지마 관장이 웃으며 “지브리 미술관은 단순히 과거를 전시해 놓은 곳이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미지 스케치를 최대한 입체화시켜 놓은 장소인 만큼 어린이의 시선으로 즐겨 달라”고 말했다.

미술관의 또 다른 명소는 단편 애니메이션 상영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15분짜리 작품을 상영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일본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찍찍, 스모(쥐들이 주인공)’를 상영하고 있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 ‘마루 밑 아리에티(이하 아리에티)’는 7월 일본에서 개봉해 다시 한 번 ‘지브리 파워’를 입증하고 있다. 개봉 전 ‘벼랑 위의 포뇨’의 3배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했으며, 22일 집계 기준으로 610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현재 수익 100억엔(약 14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국 동화작가 메리 노튼의 판타지 소설이 원작인 ‘아리에티’는 인간의 물건을 조금씩 몰래 빌려 쓰며(사실은 훔치는 것) 지하 공간에서 대대로 살아가는 소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 중 심장병에 걸려 수술을 앞둔 인간 소년 쇼우와 호기심 많고 감수성이 풍부한 10cm 소녀 아리에티와의 교감이 스토리의 주축이다.

지브리의 ‘천재 애니메이터’로 불렸던 요네바야시 히로마사(37) 감독의 데뷔작. 본인은 부인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는 그를 ‘지브리의 차세대 후계자’라고 꼽는 데에 이견이 없다. 지브리 특유의 잔잔한 감성이 세포 구석구석까지 미친다. 이 잔잔한 감동의 유통기한은 없다. 한국에서는 9월 9일에 개봉한다.

도쿄|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대원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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