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3 - 2 KIA (광주)
“야, 대충치고 그냥 죽어.” 넥센 박준수의 협박에도 결과는 또 파울. 어느덧 17구째를 넘기고 있었다. 29일 광주 넥센-KIA전에서 역대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 신기록이 나왔다. 8회말 KIA 선두타자는 이용규. 마운드에는 넥센 박준수가 버티고 있었다.
3구까지는 평범한 승부였다. 볼카운트 1-2. 하지만 4구부터 뒤틀리기 시작했다. 4구부터 13구까지 무려 9개의 공이 연속파울. 14구 째 볼이 들어온 다음 15구부터 19구째까지 다시 파울이었다.
2008년 9월24일 잠실 두산전에서 히어로즈 장원삼(현 삼성)이 두산 정원석(현 한화)을 상대로 세운 종전기록(17구)은 이미 넘어선 상황. 이용규는 20구째에 우익수플라이로 아웃됐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곧바로 투수를 교체했다. 정민태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오자, 박준수는 “아, 어깨 빠지겠네”라며 웃었다. 포수 강귀태는 “내가 더 힘들다”고 맞받아쳤다. 2009년 팔꿈치와 어깨를 수술했던 박준수는 마운드를 내려온 뒤, 트레이너와 함께 스트레칭으로 고된 승부의 피로를 풀었다.
광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