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기자의 현장출동] 이청용 “물기 가득한 잔디, 내 스타일”

입력 2010-09-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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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이청용.

대표팀 이청용.

청용, 수중전에 강한 이유
쇠 스터드로 된 축구화만 고집
그라운드 달릴 때 안정성 높여
월드컵·K리그서도 비올 때 펄펄
대표팀 이청용(22·볼턴·사진)이 수중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청용은 이란과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6일 파주NFC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앞서 “개인적으로 비가 오면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그 이유를 묻자 “물기가 많이 머금은 잔디에서 뛰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볼이 안 굴러가는 상황도 괜찮은가”라고 되묻자 그는 “그런 상황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영국에서 비가 오는(날 경기를 하는) 경험을 많이 해 봤다”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으로 되돌아 가보자. 이청용은 많은 비가 내렸던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후반 천금의 동점골을 뽑아낸 좋은 기억이 있다. 비가 오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가 골을 기록했던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경기 전반전도 땅이 어는 등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청용은 그라운드 사정이 좋은 않았던 2경기에서 모두 골을 뽑아내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이청용은 K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에도 비가 올 때 기록이 나쁘지 않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FC서울에 소속된 이청용은 총 68경기에 출전해 12골-17도움을 올렸다. 이 가운데 수중전은 10경기였고, 1골-3도움을 기록했다. 비가 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볼 컨트롤이 쉽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공격 포인트는 아니었다.

이청용은 자신이 수중 전에 강한 이유로 쇠로 된 스터드가 박힌 축구화를 착용하는 것을 하나의 예로 들었다. 이청용은 “한국에서 뛸 때도 계속해서 쇠 스터드로 된 축구화를 선호했다”고 밝혔다.

이청용은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쇠 스터드로 된 축구화를 사용하는 몇 안 되는 선수다. 박지성(맨유), 기성용(셀틱) 등도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그들은 국내에서 평가전을 하면 플라스틱 스터드가 박힌 축구화를 착용한다. 하지만 이청용은 고집스럽게도 쇠도 만들어진 스터드를 착용하고 있다.



이청용은 “유럽 잔디에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국내에서 뛸 때도 쇠로 된 스터드가 더 안정성이 있다. 특히 비가 많이 오는 상황에서는 쇠로 된 스터드가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그라운드를 달릴 때 좀 더 안정성을 준다는 설명이었다.

이란전이 열리는 7일 태풍 ‘말로’는 한반도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한반도 전 지역에 많은 비가 예보돼 있다.

일기 예보에 따르면 이란과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비에 강한 이청용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처럼 다시 한번 비를 맞으며 골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파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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