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구함-이재형.
닷새간 열전 뭘 남겼나
조구함·이재형등 제2 최민호 가능성 확인패배에 굴하지 않는 아름다운 투혼 교훈도‘최민호 올림픽제패기념 2010추계전국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이 시작된 3일부터 폐막한 7일까지 김천에 머물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땀 냄새’였습니다. 중·고등학교 어린 선수들이 흘린 땀의 냄새가 이렇게 진할 수 있구나 실감했습니다. ‘제2의 최민호’가 이곳에서 탄생하기 위한 ‘향기’일 터입니다.
어린 선수들이 패하고 우는 장면을 자주 봤습니다. 단체전에 나서던 어느 여중 선수는 자기가 첫판에서 진 뒤, 동료들이 나머지 경기를 모조리 잡고 우승하자 펑펑 울더군요. 선생님과 동료들이 그 친구를 위로해주는 것을 보고, 유도의 미덕을 새삼 되새겼습니다.
조구함, 이재형 같은 고교의 별들은 전국 최강의 위용을 재확인시키며 예상대로 우승을 했습니다. 반대로 배슬비나 최은솔 같은 우승후보들은 예선에서 패해 좌절하기도 했고요. 개막식에서 만난 이원희와 최민호가 생각납니다. 추계 대회의 추억을 묻자 이원희는 “아마 중·고교 6년간 다 우승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반대로 최민호는 “고2때 딱 한번 우승해봤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추계연맹전은 제2의 최민호 같은 올림픽 금메달 유망주를 발굴하는 장이기도 하지만 이 대회에서 실패했다고 꺾일 일은 아닙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최민호의 격려처럼 대기만성, 늦게 피는 꽃도 있게 마련이니까요.
대회 기간 최성배 중고유도연맹회장을 비롯해 서태석 전무, 박종양 총무이사, 신종호 시설위원장 같은 분들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모두가 교직에 종사하지만 1년에 3번 중·고 전국대회가 열리면 생업을 희생하면서 대회 뒷바라지를 합니다. 심판이나 경기위원으로 참가하는 나머지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분들의 헌신이야말로 한국유도의 토대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끝으로 대회를 후원했고, 지역 어디를 가나 대회 현수막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한 김천시 관계자들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소도시가 생존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을 본 것 같아 자극을 받았습니다.
김천시는 “김천 출신 최민호 이름을 건 대회인데 다른 데서 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내년에도 대회 개최를 약속했습니다. 김천에서 한국유도의 희망을 봅니다.김천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