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총선거에서 보수당은 258석을 얻은 노동당을 제치고 정권을 잡았다. 선거유세가 한참 진행 중일 때 보수당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에 관련된 개혁안을 공략으로 내걸었다.
글레이저가 약 1조원이 넘는 빛을 가지고 맨유 인수를 한 2005년부터 구단주와 관련된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맨유는 매년마다 약 1200억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골드만 삭스는 맨유를 세계 최고 명문 축구 클럽으로서 약 4조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이 수치는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첼시FC가 가진 가치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로 구단 경영을 이어나간다면 구단의 가치는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맨유는 2005년 이후 공격진 중에서 판 니스텔로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를로스 테베스, 루이 사하 등을 이적 시켰지만 그에 걸맞은 선수는 디마타르 베르바토프 한 명만 영입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멕시코의 에르난데스와 포르투갈의 무명 베베를 데려왔다.
이를 놓고 팬들 사이에 말이 많다. 구단의 미래를 위한 계획보다는 또 다른 호날두를 발굴하겠다는 계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MUST(Manchester United Supporters Trust)의 회원들의 생각이다.
이에 MUST는 8일(현지시간)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개혁관련 회의에 모든 MP들이 참여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빚으로 얼룩진 경영이 경기 자체와 클럽의 운영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이슈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MUST가 의도한 바대로 회의는 진행이 됐고, MP의 뜨거운 관심도 이끌어냈다.
회의장에서는 활발한 토론이 오고 갔으며, 그로 인해서 영국 내에서 공식적인 이슈가 됐다. 휴 로버트슨 스포츠 장관은 회의 직후 “곧 구단 운영과 축구 산업에 대하여 적극적인 정책을 실시할 것이다”고 언론에 밝혔다.
박지성 응원가 ‘Don’t sell my Park’은 니스텔로이, 호날두, 테베스 마저 떠나자, 몸값만 불려서 주축선수를 쉽게 팔아 치우는 글레이저 구단주를 빗대어서 만든 의미가 깊은 응원가다.
최근 들어 반(反) 글레이저에 대한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맨유의 색깔인 레드 머플러를 착용하지 않고, 반 블레이저 운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골드&그린 머플러를 착용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관중의 10%정도에 지나지 않던 숫자가 요즘에는 머플러를 착용한 팬들이면 십중팔구는 골드&그린 머플러를 감고 있을 만큼 주류가 됐다. 뿐만 아니라 큰 경기마다 선수들과 감독의 출입구에서 반 블레이저 시위를 벌이는 것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수많은 갑부 팬들의 성금을 모아 빚을 갚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으며 이를 지원하는 멤버만 해도 3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맨체스터(잉글랜드) | 박영오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