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박종천은 지난 시즌, ‘열 세번째 선수’에서 최고의 식스맨으로 발돋움했다. 유재학 감독을 만나 잠재력을 활짝 꽃피운 덕분이다. 이제 그는 2010∼2011 시즌에 최고의 주전이 되기를 꿈꾼다.스포츠동아DB
작년 유재학감독 만나 최고 식스맨으로
서른한살 모비스맨…최고 주전 도전장‘최고의 식스맨에서 최고의 주전으로.’
2009∼2010 시즌은 울산 모비스 박종천(31)의 농구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시기였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서울 삼성에 입단했지만, 그는 한동안 ‘열세번째 선수’라는 오명을 받으며 코트에도 나서지 못하는 그저 그런 선수로 세월만 보냈다. 하지만 09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건 그의 표현대로 ‘인생역전’의 계기가 됐다. 빠른 발과 정확한 외곽슛을 가진 그의 잠재능력은 유재학 감독을 만나 활짝 꽃을 피웠다. 만년 벤치멤버에게 ‘유재학의 남자’라는 새 별명이 붙었고, 작년 시즌 종료 후 ‘올해의 우수후보선수(식스맨)상’ ‘기량발전상’을 독차지하는 영광도 누렸다.
그런 그이기에 새 시즌을 앞둔 각오는 유독 각별하다. 지난해 활약이 반짝 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어느덧 식스맨이 아닌 주전으로 뛰게 된 위상에 걸맞는 활약도 보여줘야 한다.
LA에서 전지훈련 중인 박종천은 15일(한국시간) “유 감독님은 나를 새롭게 태어나게 일깨워주신 분”이라면서 “그야말로 지난해는 ‘완전 인생역전’이었다. 나이 한살 더 먹은 만큼, 뒤처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오만큼 여건은 여의치 않다. 지난 시즌 골밑에서 상대 수비를 유인하며 그에게 외곽슛 기회를 만들어줬던 함지훈의 입대, 공수 운용 능력이 빼어났던 용병 브라이언 던스턴의 재계약 불발은 악재가 될 수도 있다. 박종천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지난해에는 편안하게 농구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용병들과 호흡도 더 맞춰야한다”고 했다. 주전이 유력하지만, 그는 “나는 모른다. 주전으로 나가고 안 나가고는 전적으로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라며 “언제든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고 식스맨에서 최고 주전으로의 탈바꿈, 박종천의 올 시즌이 주목되는 것도 그래서다.
LA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