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샷 한방 130억 ‘잭팟’ 

입력 2010-09-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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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챔피언십 우승·페덱스컵 두토끼 잡은 ‘짐 퓨릭의 인생역전’
18번홀 벙커서 그림같은 어프로치
4R 합계 8언더파 272타 우승 환호
상금 + 보너스 1135만달러 돈벼락
‘8자 스윙’의 짐 퓨릭(미국)이 환상적인 벙커 샷 한방으로 1135만 달러(한화 약 130억원) 잭팟의 주인공이 됐다.

다시 봐도 숨이 멎을 것 같은 벙커 샷이었다. 더군다나 우승상금 135만 달러와 페덱스컵 보너스 상금 1000만 달러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그림 같은 벙커 샷을 할 수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퓨릭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장(파70·715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합계 8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72홀의 긴 승부였지만 우승을 가른 건 마지막 72번째 홀의 벙커 샷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1타차 선두였던 짐 퓨릭은 1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단독선두에서 내려왔다. 분위기 반전을 이룬 건 6번홀(파3). 첫 버디를 성공시키며 다시 단독선두가 됐다.

11번홀(파3)에선 티샷을 5m 부근에 붙인 뒤 버디를 추가했고, 15번홀(파5)에서도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성공시켜 3타차 선두로 내달렸다.

그러나 다 잡았다고 생각했던 1000만 달러는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다.



16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린 뒤 보기를 적어냈고, 17번홀(파4)에서는 3퍼트로 보기를 적어냈다.

먼저 경기를 끝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는 1타차까지 좁혀졌다.

마지막 18번홀(파3)에 올라선 퓨릭은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235야드짜리 파3 홀에서 티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렸다.

모두들 숨을 죽였다. 캐디로 부터 클럽을 건네받고 벙커 안으로 들어간 퓨릭은 기가 막힌 벙커 샷으로 볼을 핀 1m에 붙였다. 그걸로 게임 끝이었다. 빠뜨릴 수도 있는 거리였지만, 퓨릭은 모자를 거꾸로 쓰고 신중에 신중을 기한 뒤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런 다음 불끈 쥔 주먹을 허공에 날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퓨릭은 플레이오프에 들어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첫 대회 바클레이스에서는 늦잠을 자다 프로암에 지각하는 바람에 대회에 나서지 조차 못했다. 페덱스컵 순위 11위까지 밀려났던 퓨릭은 마지막 대회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1000만 달러 잭팟의 주인공이 됐다.

퓨릭은 “2008년과 2009년을 우승 없이 보냈기에 이번 시즌은 내게 정말 특별하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기복이 심했지만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도 선두를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40)는 이날 2타를 줄여 합계 2언더파 278타로 어니 엘스(남아공)와 공동 7위에 올랐다. 최경주는 1차 대회에서 컷 탈락하는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출, 페덱스컵 랭킹 공동 15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보너스 상금으로 24만7500달러(한화 2억8400만원)를 챙겼다.

매트 쿠차(미국)는 공동 25위(4오버파 284타)에 그쳤지만 페덱스컵 최종순위 2위에 올라 300만 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받았고, 루크 도널드는 3위로 200만 달러에 만족했다. 케빈 나(27)는 이날 6타를 잃으면서 합계 2오버파 282타 공동 17위로 떨어져 최종 순위 26위(보너스상금 19만5000달러)에 그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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