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교시 체육이 주목받고 있다.
아침에 하는 운동이 학생들의 뇌를 깨워 학습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책으로, 방송으로 아침 운동의 효과가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증명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발표가 있기 전까지 운동은 학습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존재해 왔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습 부담이 커질수록 운동하는 것을 거부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스포츠 과학은 이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특목고에서 앞 다투어 아침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과연 우리도 효과를 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 무슨 운동을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할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체계성과 계열성을 확보한 매뉴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복잡한 근육 움직임이 필요한 운동 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회로가 함께 운동한다. 즉, 운동과 인지 기능은 똑같은 뇌세포로 이루어진 회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강화된 뇌 회로는 인지 기능도 향상시킨다. 그래서 단순한 움직임 보다는 복합적 운동이 효과적이다.
맥길 대학의 도널드 헤브는 ‘사용 의존적 가소성(use-dependent plasticity) 현상’을 지적하며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 변형된 운동 과제는 뇌의 움직임을 활발히 해 기억력, 집중력 등 학습 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최대 운동 능력의 60∼70%의 강도로 30분 정도 달리기를 통해 인지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여기에 좀 더 복잡한 운동을 더하면 그 효과는 더욱 확대된다는 주장도 일맥상통한 견해다.
또한, 운동은 학습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늘려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한 운동 효과는 이미 입증되고 있다.
건강하고 지혜로운 성장에 필요한 구슬은 준비가 되었다. 이제 스포츠 과학자들의 손으로 구슬을 꿰어야 할 때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저 목에 걸기만 하면 되도록 말이다. 스포츠 과학의 힘이 발휘되어야 할 때다.
송주호 KISS 선임연구원
현장을 중시하는 실용주의 스포츠 과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