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테리아 결승 3점포 터뜨리며 MVP…창단 첫 WS 텍사스 뒷심부족에 눈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56년 만에 메이저리그 왕좌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우승팀 샌프란시스코는 2일(한국시간) 레인저스볼파크에서 열린 2010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에이스 팀 린스컴의 역투와 에드가 렌테리아의 결승 3점포를 앞세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텍사스 레인저스를 3-1로 꺾었다.
텍사스 원정 3연전 첫 판을 내주고도 남은 두 경기를 내리 승리로 이끈 샌프란시스코는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전신 뉴욕 자이언츠 시절인 1954년 이후 56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1883년 뉴욕 고담스로 창단한 후 127년 동안 통산 여섯 번째 월드시리즈 제패다. 1958년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긴 후에는 네 번째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끝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7년부터 샌프란시스코를 지휘한 브루스 보치 감독도 1995년 샌디에이고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 사령탑 반열에 올랐다.
2008년 나란히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린스컴과 텍사스의 클리프 리는 이날 1차전에 이어 두 번째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6회까지 린스컴이 2안타, 리가 3안타만 각각 내주는 팽팽한 투수전. 0의 행진이 깨진 건 7회 샌프란시스코 공격 때였다. 선두타자 코디 로스가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물꼬를 텄고, 후안 유리베가 중전 안타를 날려 무사 1·2루의 황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팻 버렐이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렌테리아가 볼카운트 0-2에서 한 가운데로 들어온 리의 컷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3점포를 작렬했다.
텍사스는 이어진 공격에서 넬슨 크루즈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지만 린스컴과 마무리 브라이언 윌슨에게 막혀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했다. 1차전에서 5.2이닝 4실점으로 쑥스러운 선발승을 따냈던 린스컴은 8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팀방어율 1위(3.36)답게 2차전과 4차전에서 두 차례나 텍사스에 영패 수모를 안기는 등 월드시리즈를 팀방어율 2.45로 마쳤고 렌테리아는 MVP로 선정됐다.
텍사스는 1961년 창단 후 처음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막강 타선을 이끌었던 조시 해밀턴과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나란히 1할도 넘기지 못하는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