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 스테이지] “형이 아니라 웬수” vs “찌질하게 왜그래”

입력 2010-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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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연기활동을 벌이고 있는 홍경인(왼쪽)과 오만석이 연극 ‘트루웨스트’에서 성격이 전혀 다른 형제로 출연해 치열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 연극 ‘트루웨스트’

‘모범생 동생’ 홍경인-‘불량배 형’ 오만석
극과극 형제의 갈등…내면 이중성 풍자
할리우드의 시나리오 작가 오스틴은 어머니가 알래스카로 휴가를 간 사이 잠시 집을 보며 새로 들어갈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몇 년 동안이나 소식 한 번 없던 형 리가 불쑥 집으로 찾아온다. 리는 평소 무단침입과 절도를 일삼는 불량하고 껄렁한 인물.

리는 오스틴과 공동작업을 하던 할리우드의 잘 나가는 영화 프로듀서 사울을 만나는데, 특유의 성격으로 단숨에 그를 사로잡는다. 게다가 사울과의 골프 내기에서 이겨 새로운 작품의 시나리오 작업을 맡는 행운까지 꿰찬다.

문제는 리가 일을 따냄으로서 오스틴이 진행해 온 프로젝트가 중단될 위기에 놓인 것. 이후 둘은 사사건건 부딪치며 그야말로 전쟁같은 싸움을 벌이게 된다. 여기에 휴가에서 돌아온 어머니마저 정신상태가 이상해진 상황. 오스틴은 급기야 형을 죽이겠다며 목을 조르게 되는데 ….

연극 ‘트루웨스트’는 미국에서 테네시 윌리엄즈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극작가이자 배우인 샘 셰퍼드의 작품이다. 박건형, 한정수, 조동혁, 김효진이 출연한 ‘풀포러브’, 문근영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클로져’, 강혜정, 이윤지가 연기대결을 벌인 ‘프루프’에 이은 ‘무대가 좋다’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맹활약 중인 오만석이 형 리를 맡는다. 동생 오스틴은 영화, 드라마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로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홍경인이 맡아 2008년 연극 ‘라이프인더씨어터’ 이후 2년 만에 무대로 복귀한다.

‘트루웨스트’의 관람 포인트는 여러 곳이 있지만 두 형제가 벌이는 리얼하고 치열한 싸움은 놓칠 수 없다. 2003년 영국 공연 당시 관객들이 부상을 입을까봐 공연장 앞부분 3열까지의 좌석을 모두 비워놓았을 정도였다. 공연 중 빵 굽는 냄새가 진동하고, 쉴새 없이 무대와 객석을 향해 맥주가 뿌려진다.

‘범생’ 오스틴이 반듯하고 이성적인 이미지 속에 감추고 있던 파괴적 본능이 형을 만나 무섭게 폭발하는 과정도 흥미요소. 오만석, 홍경인 외에 배성우, 조정석, 김태향, 이율, 김동호 등이 출연한다. 11월26일부터 2011년 2월27일까지 서울 동숭동 컬처스페이스nu에서 공연된다. 문의 02-764-8760

사진제공|악어컴퍼니

양형모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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