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21일 오후 인천국제 공항을 통해 금의환향 했다. 김시진 대표팀 코치 (넥센 히어로즈 감독).
■ 김시진 코치가 밝힌 결승전 비화
“담 걸린 윤석민 OK 사인에 휴∼
매번 최상·최악 시나리오 대비”
21일 대표팀과 함께 금의환향한 김시진 투수코치(넥센 감독·사진)가 19일 대만과의 결승전 후일담을 전했다. “최상과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경기에 임해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결승전에서는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담 걸린 윤석민 OK 사인에 휴∼
매번 최상·최악 시나리오 대비”
이날 선발 류현진이 4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고, 그 뒤를 맡아줘야 할 윤석민이 담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2∼3점 정도 리드하지 못하고 있었더라면 투수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당시 고충을 토로할 정도였다.
윤석민의 몸 상태가 가장 큰 문제였다. 도핑테스트 때문에 함부로 약을 먹거나 주사를 투여할 수 없는 상황. 결승전 아침까지 트레이너와 윤석민의 몸을 풀어주면서 그 와중에 머릿속으로 새로운 투수운용안을 그리기에 바빴다. 그러나 다행히 윤석민이 경기 전 캐치볼 후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고 류현진에 이어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윤석민이 등판한 후에도 좌불안석이었다. 불펜에 봉중근 안지만 정대현 송은범까지 대기시켜놓고 추이를 살펴봤다. “(윤)석민이한테 고맙죠. 투수들이 다 고생했어요. 부산훈련 11일 중에 돌아가면서 7번씩 피칭을 시켰거든요. 선수들 컨디션을 올리려고 조 감독과 의도적으로 독하게 훈련시켰어요.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줘서 그게 고마워요.”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보다 더 가슴 졸였을 김 감독. 금메달을 건 후에도 다소 굳은 얼굴로 한국 땅을 밟은 그의 얼굴에는 그제야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인천국제공항|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