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강정호, 손승락. 스포츠동아DB.
3~4개 구단, KBO에 절차문의…‘넥센선수 빼가기…또 태풍부나
KBO “또 과열 될라” 7일 이사회서 원칙 공표 키로스토브리그에 또 한차례 ‘넥센발 트레이드 태풍’이 휘몰아칠 조짐이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표면화됐던 국가대표 유격수 강정호(23)와 구원왕 손승락(28)을 향한 타 구단들의 구애손길이 오프시즌 돌입과 동시에 본격화하고 있다. 몇몇 구단은 트레이드 승인 권한을 가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직접적으로 트레이드 성사에 필요한 절차까지 문의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KBO 관계자는 3일 “3∼4개 구단이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실행했을 경우 KBO에서 승인해줄 수 있는지의 여부를 물어왔다. 물론 구체적인 트레이드 카드까지 적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히어로즈가 KBO나 다른 구단들에 해를 끼친 일이 없는 만큼 KBO가 트레이드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도 여러 구단들이 왜 KBO에 미리 트레이드 승인 여부부터 물어오는지 난처하다”며 “구단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만큼 KBO가 아예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에 대한 큰 틀의 원칙을 다음 이사회(8개 구단 사장단 회의)에서 공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전문의’를 사실상 ‘사전승인’을 압박하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KBO 이사회는 7일 예정돼 있다.
넥센은 지난해 12월 말 장원삼(삼성) 이현승(두산) 이택근(LG) 등 주력선수 3명을 모두 사실상 현금 트레이드한 데 이어 올해 7월 1대2 맞교환 방식으로 황재균을 롯데로 보내는 과정에서도 현금 거래 의혹을 샀다.
특히 전력보강에 혈안이 된 일부 구단들이 끊임없이 넥센 선수들에게 군침을 흘리며 적극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한 데 따른 결과여서 관련 구단들 모두 비난을 자초하며 물의를 빚었다. 이에 KBO는 황재균 트레이드 승인 직후 이례적으로 ‘시즌 종료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아 넥센발 트레이드 금지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넥센 선수들에 대한 구매욕구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선 ‘강정호→KIA행’, ‘손승락→롯데행 또는 LG행’ 소문이 파다하게 유포됐다.
시즌 종료와 동시에 3∼4개 구단들이 KBO에 넥센과의 트레이드가 가능한지를 문의했다는 사실은 소문의 현실화가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 KBO 관계자 역시 넥센발 연쇄 트레이드로 인해 “올 겨울도 심심치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또 한번 트레이드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넥센은 여전히 ‘강정호·손승락 트레이드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 타 구단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불쾌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