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퍼, 부르는게 값…왜?

입력 2010-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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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홍보 도움 러브콜 잇따라
유망주도 최소 억대 후원계약
2011년 국내 프로골프 투어에 ‘여고남저’ 현상이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국내 프로골프 투어는 남자에 비해 여자선수들의 인기가 높다. 국내 프로스포츠 종목 가운데 유일하다. 겉으로 보이는 수치만 봐도 차이 난다.

올해 KLPGA 투어는 20개 대회를 열었지만, KPGA 투어는 17개에 그쳤다. 상금규모로는 KPGA가 크지만 숫자에서 밀린다. 상금도 여자 1위 이보미와 양수진이 5억원을 넘었지만 남자 1위 김대현은 4억200만원에 그쳤다.

가장 확연하게 구별되는 건 기업들의 선수 후원이다. 남자선수들은 후원기업을 찾는 게 쉽지 않지만 여자선수들은 어느 정도 지명도만 있으면 억대 계약금을 받는다. 내년 프로골프단 창단을 준비하는 기업은 4∼5곳. 이중 남자 골프단을 구상하는 기업은 없다. 가장 큰 손은 조선업체 팬코리아다. 이미 선수 영입에 들어간 팬코리아는 올 하반기부터 스타급과 유망선수의 계약을 시작했다.

일본 여자프로골프 신인상과 상금여왕을 휩쓴 안선주를 시작으로, 미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지은희와 이일희까지 영입을 마쳤다. 팬코리아는 KLPGA 투어 유망주인 2∼3명과도 계약을 추진 중이다. 계약금도 두둑하게 챙겨줬다. 톱스타들은 수십억의 계약금을, 루키도 최소 억대 계약금에 영입을 제안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의 골프시장 진출도 시작됐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딴 정재은과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편애리 등을 영입해 골프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J병원과 골프장을 운영 중인 W사 등에서도 여자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골프단 창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자 골프단 창단이 계속되면서 선수들의 몸값은 폭발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승을 경험한 A급 선수는 연간 최소 2억 원 이상, 우승은 없지만 가능성이 높은 선수도 1억 원 이상을 줘야 계약이 가능하다. 창단 준비에 선수가 부족하자 신인의 계약금도 억대로 높아졌다.

일부에선 몸값이 너무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보니 막을 방법이 없다. 여자골프단 창단이 계속되는 이유는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암 개최나 홍보모델 기용 등 활용가치가 높다.

반면 남자골프 분위기는 꽁꽁 얼었다. 새로 골프단을 창단하겠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팬코리아에서 2∼3명 남자 선수를 영입했지만 이미 지명도가 높은 A급 선수들이다. 신인이나 후원계약이 종료된 중견선수들은 새 둥지를 찾지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

한 여자 프로골퍼는 “5∼6년 전엔 2000∼3000만원만 받아도 좋은 조건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많이 변한 것 같다. 남자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여자골퍼들이 더 열심히 해 인기를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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