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기자의 여기는 아부다비] 성남 ‘29억 돈다발’…선제골에 달렸다

입력 2010-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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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조병국 빠져 치명적 공백… 전반 0-0 버티다 후반 승부수
‘올 시즌 36번째 승리를 향하여.’

위대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순간이 왔다. 성남 일화가 18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인터나시오날(브라질)과 ‘2010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4위전을 치른다.

‘아시아 챔피언’과 ‘남미 챔피언’의 격돌이다. 성남은 2월 23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65차례 공식경기를 가져 35승15무15패를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대장정이었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6번째 승리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이 경기에 이어 19일 새벽 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마젬베(콩고민주공화국)의 결승전이 벌어진다.


○관건은 선제골


승패의 절반은 선제골에 달려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성남 신태용 감독은 전반을 0-0으로 버틴 뒤 후반에 승부수를 걸 작정이다. 인터나시오날은 마젬베와의 준결승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전반 득점에 실패한 뒤 후반 역습으로 선제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반면 인터 밀란은 성남과의 경기 때 전반 이른 시간에 골을 성공시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팀 전력 차가 명백한 팀들끼리 대결에서 선제골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개인기 vs 조직력

팀 컬러가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이른바 개인기 vs 조직력이다. 인터나시오날은 23명 엔트리 전원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다. 국가대표 출신도 즐비하다.

개인기 위주의 화려한 축구를 구사한다.

반면 성남은 특별한 스타플레이어가 없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불리함을 딛고

성남은 경기 내외적으로 많은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한다.

일단 중앙 수비수 사샤(경고누적)-조병국(발목부상)의 공백이 치명적이다.

신 감독은 이들 대신 윤영선-장석원 조합을 생각하고 있다. 포백 라인 가운데 홍철-윤영선-장석원 등 3명이 신인이다.

여기에 ‘살림꾼’ 전광진마저 부상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100% 전력으로 맞서도 벅찬 상대인데 이미 30% 이상 누수가 생겼다.

반면 인터나시오날은 마젬베와의 첫 경기 때는 몸이 다소 무거웠지만 최근 경기감각을 회복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원정 팬들도 부담이다. 인터나시오날을 응원하기 위해 7000명 이상이 브라질에서 건너왔다. 마젬베와의 준결승 때처럼 경기장이 온통 인터나시오날을 상징하는 붉은 물결로 뒤덮일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 “남미 최강팀 좋은 경험 될 것”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선수들과 함께 차분하게 잘 준비하고 있다. 중앙수비수 주장 사샤와 파트너 조병국, 미드필더 전광진은 3,4위전에 뛰지 못할 것 같다.

브라질은 모두 알다시피 개인 기술이 세계 최정상이다. 인터나시오날-마젬베 경기를 보니 인터나시오날 몇몇 선수들은 기술이 정말 대단했다. 우리가 잘 대비해야 할 것 같다.

각 대륙을 대표하는 팀들이 나온 이 대회에서 우리가 남미 최정상 팀 인터나시오날을 이긴다면 우리 팀 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에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역시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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