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지성’ 대체카드가 없다

입력 2010-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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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스포츠동아 DB

박지성 대표팀 은퇴땐… 이영표도 은퇴 임박…2002년 멤버 사라져
갑작스레 불거진 ‘캡틴’ 박지성(29·맨유·사진)의 은퇴 발언에 축구계가 온통 뒤숭숭하다. 이미 남아공월드컵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지는 돼 왔지만 아버지 박성종 씨로부터 직접 나온 얘기였기에 신빙성은 더하다. 박지성의 은퇴는 한국 축구에 있어 어떤 의미가 있을까.


○2002한일월드컵은 추억 속으로

누구나 한 번쯤 해야 하는 이별이지만 주인공이 박지성이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만약 박지성이 예고한대로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을 은퇴할 경우,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주역들과의 고별도 불가피하다.

당시 히딩크호에서 활약했던 선수 가운데 조광래호에 남은 이들은 박지성,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셀틱) 등 3명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주역들은 오래 전 현역을 벗어나 지도자 등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이영표도 남아공월드컵 직후 “아시안컵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내 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직 의사를 드러내지 않은 차두리까지 은퇴를 결심하면 2002년 월드컵은 그야말로 역사 속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된다.

2002년부터 3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박지성의 A매치 출격 횟수는 현재 94경기.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30일 열릴 시리아와의 평가전을 뛴다고 가정할 때 박지성은 최소 조광래호가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센추리 클럽(A매치 100회 출장) 가입이 가능해진다.


○사라진 ‘멀티’…포스트 지성은 누구?

박지성이 빅 리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까닭은 단순히 ‘부지런함’에만 있지 않다. 다양한 포지션을 활용할 수 있는 소위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이 출중한 때문이다.

좌우 측면과 중앙 미드필더, 윙 포워드와 플레이메이커, 섀도 스트라이커까지 중원에서 박지성의 역할은 대단히 크다. 여기에 중요한 순간, 한 방씩 터뜨리며 해결사 노릇까지 했다.

맨유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박지성의 포지션에 따라 전술 흐름이 뒤바뀔 정도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시프트’란 용어도 박지성의 등장 이후 나오기 시작했다.

박지성을 대체할 만한 카드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축구계 일각에서는 이청용(볼턴), 김보경(오이타) 정도를 조심스레 거론하나 실력 외적인 무게감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박지성은 아버지에게 “내가 있든, 없든 대표팀은 문제 없다”고 했다. 하지만 우려는 분명히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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