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신태용 “하루가 빠듯해…”

입력 2010-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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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분석 후 일대일 미팅… 어린 선수들 코치 구슬땀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은 5일(한국시간) 아부다비에 도착한 뒤부터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어렵게 구한 상대 팀 동영상 DVD를 호텔 방에서 보고 또 봤다.

평소에는 딱 한 번 많아야 두 번 정도 봤다. 처음 파악한 느낌이 정확한 경우가 많았고 자주 보면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직접 접할 기회가 적었던 팀들이라 여러 차례 끈질기게 봐야 했다. 오죽하면 차상광 GK 코치가 옆에서 “이제 그만 좀 하시라. 폐인 같다”고 만류했을 정도다. 신 감독은 “(이란)조바한 이후 이렇게 열심히 비디오를 본 건 처음이다”며 웃었다.

그가 동영상을 샅샅이 분석해야 했던 이유는 또 있다. 자신이 공략법을 철저히 알아야만 선수들에게 정확한 설명을 해 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성남에는 메이저 대회 경험을 가진 선수가 거의 없다. 남아공월드컵 대표 골키퍼 정성룡이 유일하다. 유럽이나 남미 강팀을 상대로 어떻게 몸 관리를 하고 경기 도중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노하우가 없다. 신 감독은 선수 전원에게 일일이 메모를 써서 전달했다.

데이터를 토대로 숙지할 점을 적어 나눠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 명씩 불러 개별 미팅 때 또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하루를 쪼개고 쪼갰는데도 한 팀 분석에 2∼3일이 걸렸다. 신 감독이 이런 과정을 통해 느낀 게 있다. “큰 경기경험이 많은 선수들은 이렇게 하나하나 알려주지 않아도 다 안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그런 게 아직 부족하다. 이게 바로 탑 클래스와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인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인터나시오날과의 3,4위전은 성남에게 어찌 보면 행운이다.

상대가 다소 버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챔프와 남미 챔프를 연달아 만나며 평생 한 번 찾아오기 힘든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아부다비(UAE)|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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