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극장 공연 3편
소극장 공연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배우와 관객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작에 비해 티켓 값도 저렴해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 딱이다. 화려한 무대장치, 앙상블의 군무, 웅장한 사운드는 기대할 수 없지만 아기자기한 스토리와 곳곳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 배우와 관객의 긴밀한 호흡은 소극장 공연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재미이다.연말을 맞아 색다른 데이트 코스를 찾는 커플들에게 인기 만점인 세 편의 소극장 뮤지컬 공연을 골라 보았다.
● 중독성이 강한 뮤지컬 … ‘카페인’
한 카페에서 일하는 커피 바리스타 ‘세진’과 와인 소믈리에 ‘지민’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소재이다. 낮에 일하는 ‘세진’을 골탕 먹이기 위해 ‘지민’은 손님을 가장해 접근하지만 ‘세진’이 ‘지민’에게 반하면서 스토리는 엉뚱한 지점을 향해 달려간다. ‘지민’과 ‘정민’을 번갈아 연기하는 남자 배우의 변신이 각별한 볼거리. 보고 나면 와인이 맛있어지는 작품이다. ‘SS501’의 김형준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2011. 1. 23까지)
● 작지만 위대한 사랑 … ‘위대한 캣츠비’
god 출신 데니안, 베이비복스 출신 심은진, 연기자 이연두가 출연해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작품. 강도하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친숙한 작품이다. 천진난만한 여인 ‘선’의 기나긴 독백에 공감이 간다면 당신은 ‘아픈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이다. (서울 동숭동 아트원씨어터/12. 31까지)
● 영화와 어디가 다를까 … ‘김종욱 찾기’
임수정, 공유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진 한국 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대명사와도 같은 작품이다. 뮤지컬 연출가 장유정이 영화 ‘김종욱 찾기’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첫 사랑 ‘김종욱’을 찾기 위해 여자 주인공이 1인 기업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찾으면서 시작되는 아기자기한 러브 스토리. 소극장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노래들이 귀에 감긴다.(서울 동숭동 예술마당/오픈런 공연)
이 밖에 ‘아이러브유’,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판타스틱스’ 등이 연인들이 즐겨찾는 대표적인 소극장 뮤지컬 작품으로 꼽힌다. 설사 말다툼을 했어도 공연이 끝날 때 즈음이면 자연스럽게 옆 자리 연인의 손을 잡게 되는 달콤한 마법을 부리는 작품들. 이들이 괜히 ‘데이트 뮤지컬’로 불리는 게 아니다.
사진제공|에스플러스·CJ엔터테인먼트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