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손가락부상…철심 3개 박는 수술…1월 중순 복귀예정 불구 “뛰게 해 달라”
팀과 아들을 위한 부상투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1라운드 중이던 10월29일. 송영진(32·KT)은 삼성전에서 왼쪽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심각한 골절상 때문에 11월 초,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송영진은 “원래 철심을 1개만 박으면 된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안 좋아 철심 3개를 박았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열세인 KT로서는 청천벽력이었다. 두 달 간의 재활기간. KT는 그동안 김도수와 표명일 등 더 많은 주전선수들을 부상으로 잃었다.
고참의 가슴은 쓰렸다. 송영진은 “팀의 평균 신장이 작아지면, 심리적·운동적으로 모두 어려워진다. 그 점을 보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했다. 힘이 들 때면, 핸드폰을 열었다. 핸드폰 화면에는 아빠가 출전하는 TV중계 경기 때마다 TV에 다가가 ‘뽀뽀’를 하는 아들 윤상(4) 군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들은 두 달 간 “아빠가 TV에 안 나오니 TV를 끄라”며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당초 1월 중순 복귀 예정이던 송영진도 마냥 2군에 머물 수만은 없었다. 팀을 위해,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였다.
트레이너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제 뼈가 붙었고, 웬만한 충격은 견딜 수 있다. 빨리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결국 KT 전창진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전 감독은 “25일 오리온스전 이후 (송)영진이가 찾아와 ‘경기에 나가도록 허락해 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26일 안양에서 열린 인삼공사전. 송영진은 13분54초 동안 7득점을 올렸다. 특히, 3쿼터에서는 박상오(196cm)가 파울트러블에 걸리자, 코트에 나가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자신의 모든 득점을 3쿼터에 집중시켰다.
전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 (송)영진이 마저 없었으면 정말 큰 일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결국 KT는 3연승을 달리며 공동2위(16승7패)로 도약했다. KT는 이번 주 KCC(29일)와 LG(31일), 동부(1월2일) 등 장신 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팀내 국내선수 중 최장신(198cm) 송영진의 복귀로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왼쪽 엄지발가락 부상에도 출전을 강행하고 있는 박상오의 짐도 덜 수 있을 전망. 송영진은 “팀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아직 몸이 완전치 않아 공포심도 있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내겠다. 프로입단 이후 우승을 못해봤는데, 꼭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는 복귀각오를 전했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