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사실상 해임…그냥 물러날리는 없고

입력 2010-12-30 14: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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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前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 선동열(47) 감독이 임기 4년을 남겨두고 전격적으로 물러났다. 후임은 류중일(47) 1군 작전코치다.

삼성은 30일 “선동열 감독이 ‘사장과 단장이 교체된 만큼 분위기 일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선 감독의 뜻을 존중해 사의를 수용하고 선 감독의 추천으로 류중일 1군 작전코치를 제13대 사령탑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선 감독의 퇴진이 ‘용퇴’임을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배경을 설명하지 않아 의혹을 자아내고 있다. 선 감독과 절친한 인사에 따르면 선 감독은 자진사퇴 하루 전인 29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내년 시즌 구상을 밝히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늦게 송삼봉 단장에게서 긴급 호출을 받았고, 30일 오전 다시 김인 사장과의 긴급 면담 후 구단의 사퇴 발표가 터져나왔다. 사실상 ‘해임’ 통보를 받았음을 암시하는 정황이다. 삼성 구단은 선 감독에게 운영위원을 맡겼지만 이 또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해 구단 내부의 반응도 주목된다. 30일 낮 12시 넘어 전 직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선 감독의 퇴진이 통보됐고, 이를 접한 직원들도 대개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한 직원은 “(선 감독이) 그냥 물러났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류중일 신임 감독 역시 “오늘(30일) 오전 10시에 김인 사장님으로부터 감독 임명 사실을 전화로 전해듣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이어 “구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구단, 팀워크가 살아 숨 쉬는 구단, 근성 있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이달 초 그룹 인사에 따라 김응용 사장이 먼저 퇴진했고, 이어 김재하 단장도 퇴임시켰다. 임원진 교체 후 불과 1개월도 안돼 사령탑까지 일신하게 됐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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