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기자의 도하 리포트] ‘변방의 반란’ 우즈벡 많이 컸네∼

입력 2011-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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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아시안 컵에서 본 카타르와 우즈베키스탄의 전력은 의외로 강했다. 평이한 전력의 팀은 아니었다. 사실 도하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카타르와 우즈벡은 ‘다크호스’ 정도로 생각했을 뿐, A조 8강 티켓은 중국과 쿠웨이트가 가져간다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개최국 카타르는 2승1패(승점 6)로 8강에 올랐다. 우즈벡은 조 1위를 차지했다. 홈 어드밴티지와 막강한 ‘오일머니’로 무장해 용병들을 사들인 카타르보다 우즈벡이 더욱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대회 개막에 앞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행사에서 만난 중앙아시아계 인사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요지는 이랬다. 우즈벡이 결코 쉬운 팀이 아니라는 점, 우즈벡 축구가 매우 빠르게 성장 중이라는 점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우즈벡은 우리 인식 속에 가깝기보단 먼 나라다. 구소련 붕괴 후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라는 사실 외에 딱히 알려진 게 없다. 인기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우즈벡 국적의 미녀가 아니었다면 더욱 멀게만 느껴졌을 터.

축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과의 역대 전적(1승1무5패)에서 알 수 있듯, 우즈벡 축구는 뭔가 특별한 임팩트를 주기 힘들었다. 굳이 꼽으라면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때 처음 만나 0-1 패배를 안긴 것과 98프랑스월드컵 및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에 거푸 패한 사실 정도.

하지만 요즘 들어 조금씩 다가서는 느낌이다. AFC챔피언스리그에서 맹위를 떨친데 이어 K리그 용병들을 데려갔던 분요드코르를 비롯해 지난 시즌 FC서울의 리그 정상을 이끌었던 특급 미드필더 제파로프가 있으니 말이다.

우즈벡의 ‘캡틴’ 제파로프는 적어도 자국 내에선 박지성과 동급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우즈벡 기자들은 “제파로프가 국민 영웅”이라고 했다.

대회 조별리그에서만 2골-1도움을 올린 제파로프를 임대해 잘 활용했던 서울이 아쉽지만 다시 원 소속 팀 분요드코르로 되돌려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천정부지 뛰어오른 몸값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탓이다.

여기서 뉴스 하나를 추가한다면 2골을 기록 중인 아흐메도프 또한 서울과 수원 삼성 등 K리그 상위 클럽들의 러브 콜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우즈벡 축구가 아시안 컵을 계기로 성큼 가까워진 느낌이다.

도하(카타르)|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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