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억4700만원에 입단 계약
등번호 99번…“팀 기대 부응”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한 김병현(32)이 결국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뛰게 됐다. 등번호 99번…“팀 기대 부응”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25일 김병현의 라쿠텐 공식 입단 사실을 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 포함 연봉은 40만 달러(4억4700만원)의 조건. 등번호 또한 99번으로 정해졌다.
●김병현 라쿠텐행 일본에서도 화제
일본 언론들은 모두 김병현의 신체조건(키 176cm· 몸무게 80kg)과 함께 상세한 프로필을 곁들이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언더핸더로서 시속 150km에 가까운 고속 슬라이더(프리즈비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라는 설명과 함께 전성기 시절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54승 86세이브를 거둔 경력을 밝히며 선발과 마무리를 모두 경험한 그의 이력을 상세히 덧붙였다.
라쿠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사령탑을 맡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김병현은 지난해 11월 라쿠텐에 테스트를 받았고, 마무리투수가 약점인 라쿠텐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김병현에게 그 역할을 수행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병현은 라쿠텐 입단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이날 구단을 통해 “라쿠텐 이글스의 일원이 될 수 있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팀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부응하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병현이 걸어온 길
김병현은 성균관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금 225만달러에 사인하며 미국무대에 진출했다.
그리고 곧바로 그해 5월 30일 메이저리그에 승격하자마자 뉴욕 메츠전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03년 시즌 중반 보스턴으로 이적할 때까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2002년에는 8승3패 36세이브, 방어율 2.04를 기록하는 절정의 기량으로 애리조나를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이끌었다. 한국선수로는 유일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의 소유자다.
2007년 선발투수로 콜로라도∼플로리다∼애리조나∼플로리다로 이적하는 상황 속에서 시즌 10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그해를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사라졌다.
2008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으나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방출되면서 더 이상 빅리그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힌 뒤 여권분실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 사실상 야구를 포기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며 재기의 집념을 불태웠다.
●박찬호 이어 김병현까지 日프로야구 관심집중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2명의 투수가 이번에 일본행을 택했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최다승 기록(124승)의 보유자 박찬호는 지난해 12월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국민타자’ 이승엽이 둥지를 튼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돼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이제 일본프로야구에는 한국선수들의 집결지가 됐다. 박찬호 김병현 이승엽뿐 아니라 야쿠르트에는 특급 소방수 임창용이 있다.
지바롯데 김태균도 지난해 일본무대로 진출해 활약하고 있다. 역시 지난해 소프트뱅크에 진출한 이범호는 이번 겨울 한화 복귀 여부로 주목을 받았으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내년 일본에서 뛰게 됐다.
이로써 올 시즌 총 무려 6명의 한국선수가 일본무대를 누비게 됐다. 특히 퍼시픽리그가 눈길을 모은다. 센트럴리그에는 임창용 1명이지만, 퍼시픽리그에는 무려 5명의 한국선수가 활약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국내 팬들은 어느 때보다 일본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김병현 프로필
생년월일: 1979년 1월19일
신장·체중: 176cm·80kg
출신학교: 광주수창초-광주무등중-광주일고-성균관대 법학과
메이저리그 소속팀:
1999∼2003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3∼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2005∼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
2007년 플로리다 말린스
2007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7년 플로리다 말린스
메이저리그 통산성적 9시즌 394경기 방어율 4.42, 54승60패86세이브
2010년 미국 독립리그 오렌지 카운티
2011년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