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신드롬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애플 아이폰의 전세계 누적 판매량이 올해 1분기 안에 1억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이 첫선을 보인지 만 4년이 채 지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가히 놀랄만한 수치다.
이처럼 아이폰 사용자가 많은 만큼 그 활용도도 제각기 다르다. 최근 북미의 지역번호사이트 올에어리어코드(www.allareacodes.com)는 아이폰 사용자들을 총 7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애플 제품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열광하는 팬보이(fanboy)부터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하는 투덜이(complainer)까지, 올에어리어코드가 제안한 7가지 유형을 한 번 살펴보자.
팬보이(The Fanboy)
팬보이들은 애플의 모든 제품에 열광한다. 이들은 매년 새로운 아이폰을 구입하며, 애플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관련 포럼 사이트에도 자주 들른다. 애플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자랑스럽게 입고 다니며, 행여 색이 바랠까봐 세탁도 자주 하지 않는다. 속칭 ‘애플빠’에 해당한다.
특정 회사의 제품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어디에도 있지만, 애플 팬보이들은 유독 애플 로고에 집착한다. 사실 다른 회사/제품 마니아들은 그 회사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을 정도로 열광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은 많지만 삼성전자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돈을 주고 사야 할 경우 그 수는 더 적어진다. 길거리에서 삼성전자 티셔츠를 입은 사람을 발견했다면 대부분 삼성전자 직원일 확률이 높다.
이들은 문제점이 생기면 애플 대신 이동통신사에게 화살을 돌린다. 현재 아이폰을 독점공급해온 통신사인 AT&T가 팬보이들의 집중 포화 대상이다. 애플 제품 자체는 멀쩡한데 유통에 문제가 있다는 식이다. 2월부터 버라이즌이 아이폰 공급에 나서게 되면 버라이즌 역시 희생양 반열에 들어설 전망이다.
무덤덤족(The Unappreciative)
아이폰 사용자라고 해서 모두가 애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단순히 아이폰이 유행이라서, 혹은 휴대폰 약정이 끝난 후 아무 생각 없이 아이폰을 구입한 사람들도 제법 많다. 이들은 자신의 손에 있는 아이폰의 저장 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한다. 사실 별 관심도 없다.
이들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구매한 적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로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케이스를 비롯한 어떤 액세서리도 사용하지 않으며, 오직 아이폰이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에 비해 너무 크다고 불평만 늘어놓는다. 이들은 기존에 쓰던 휴대폰을 그리워하고 있다.
오버유저(The Overuser)
오버유저는 얼리어답터에 가깝다. 이들은 아이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해보려고 애쓴다. 항상 아이폰을 손에서 놓지 않기 때문에, 이들과 대화가 불가능한 경우도 생긴다. 예를 들면 직장동료와 같이 식사를 하러 간 자리에서 아이폰을 만지작거리느라 대화에 참여하지 않곤 한다.
액세서리와 어플 구입에도 적극적이다. 몇만 원을 호가하는 케이스도 망설임 없이 선택하며, 쉴 새 없이 앱스토어에서 어플을 내려받는다. 지난 할로윈 축제에서 ‘앵그리버드(아이폰의 대표적인 게임)’ 복장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오버유저라고 볼 수 있다.
사무직(The Desk Job)
이 유형은 기존에 쓰던 휴대폰(또는 전화번호)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기존의 휴대폰과 새로 산 아이폰을 병행해서 사용한다. 기존 휴대폰은 통화할 때 사용하고, 아이폰은 전화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아이폰을 아이팟으로 쓰는 셈이다. 예를 들면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조깅을 할 때 아이폰을 주로 사용한다. 여기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쓴다면 금상첨화다.
아이폰 요금은 회사에서 내주는 경우가 많다. 최근 업무용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아이폰 기기값이나 통신요금을 지원해주는 회사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아이폰으로 통화하지 않는다.
해커(The Hacker)
해커들은 이용약관이나 FCC(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제약을 받는 것을 싫어한다. 따라서 이들은 아이폰을 손에 넣는 날 바로 ‘탈옥(jailbreak)’을 시도한다. 대부분의 통신요금에는 음성통화량이 정해져 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는다. 모바일 무선인터넷전화(m-VoIP)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와이파이(Wi-Fi) 지역에서 ‘스카이프(Skype)’ 등의 관련 어플을 이용하면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심지어 이들은 허가받은 것 이외의 다른 용도에도 아이폰을 사용한다. 앞마당에 주차해 놓은 자동차를 원격조종하거나, 길 건너 이웃집의 TV를 켜고 끄는 등 이들의 아이폰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이들은 팬보이들에게도 탈옥을 하라고 부추겨 PC 앞에 앉힌다. 하지만 팬보이들은 차마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이내 포기하고 만다.
어르신(The Senior Citizen)
아이폰 사용자들 중에는 고연령층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아이폰으로 무얼 하는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이들은 노안으로 인해 아이폰을 눈에서 멀찍이 떨어트린 상태에서 사용한다. 물론 타자도 느리고 서툴다.
이들이 왜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자신이 필요성을 느껴 직접 구매했다기보다 주변의 누군가가 사줬을 가능성이 높다.
투덜이(The Complainer)
이 유형은 애플에 대해 끊임없이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 불만은 비단 아이폰에 그치지 않는다. 터치 키보드의 조작감에서부터 하다못해 스티브 잡스의 스웨터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불만은 끝이 없다. 이들은 아이폰의 약정 기간이 끝나자마자 바로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탈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또한 바로 위 유형인 ‘어르신’들이 아이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참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다음 해 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면 어김없이 또 구매하고 만다.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요?
올에어리어코드는 아이폰 사용자들을 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1위는 오버유저, 2위는 팬보이, 3위는 해커가 차지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 아이폰 사용자의 수도 200만 명을 돌파했다. 물론 200만 명을 단 7가지 유형만으로 구분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한 번쯤 자신이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재미삼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요?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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