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타자·투수 흥미진진 맞대결] 약올린 찬호 보란듯…승엽 대포 쾅쾅

입력 2011-0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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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 이승엽(왼쪽)이 박찬호의 볼을 받아친 프리배팅에서 홈런성 타구 2개를 날리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 8일 훈련 때 박찬호와 나란히 걸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이승엽.

오릭스 이승엽(왼쪽)이 박찬호의 볼을 받아친 프리배팅에서 홈런성 타구 2개를 날리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 8일 훈련 때 박찬호와 나란히 걸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이승엽.

박찬호 배팅볼 투수로 35개 공 뿌려
후배 상대 코스·구종 등 미리 알려줘

이승엽 프리배팅서 홈런 2개 감조율
“찬호 형 굿…역시 빅리거 공은 달라”
오릭스 박찬호(38)와 이승엽(35)이 10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투수와 타자로 맞서는 흥미진진한 장면을 연출했다.

박찬호가 배팅볼 투수로 나서고, 이승엽이 타격을 한 것이었다. 둘 다 자신의 훈련 스케줄을 실행한 것이었지만, 한국 최고의 투수와 타자로 꼽히는 이들이 맞대결을 하자 오릭스 관계자는 물론 관중석에 앉은 팬들도 이들의 맞대결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박찬호는 이날 35개의 공을 던지기로 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는 오릭스의 간판타자인 T-오카다와 이승엽을 상대로 공을 뿌렸다. 단순히 타자의 타격을 돕기 위해 천천히 공을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70∼80%의 힘으로 자신의 구종과 컨트롤을 시험했다. 시뮬레이션 게임에 가까운 형태였지만 박찬호가 코스와 구종을 미리 말한 뒤 던진 것이 달랐다.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찬호가 이승엽에게 “네가 1번타자니까 먼저 나와”라고 하자 이승엽은 T-오카다의 등을 떠밀어 웃음을 유발했다. 결국 T-오카다와 이승엽이 5개씩을 번갈아 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승엽이 초구에 파울을 치자 박찬호는 “땅볼 치냐?”며 약을 올렸다. 2구째는 파울이 났지만 이승엽은 3구째를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박찬호는 이날 1라운드에서는 몸쪽 직구, 2라운드에서는 바깥쪽 직구, 3라운드에서는 변화구를 다양하게 시험했다. 3라운드에서 박찬호는 이승엽에게 “체인지업 칠 줄 알아?”라며 농담을 걸었고, 이승엽은 “못쳐요”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총 15개, T-오카다는 총 20개의 공을 상대했는데, 이승엽은 안타성 타구 6개 중 홈런을 2개 기록했다.

박찬호는 이날 깜짝 불펜피칭을 한 뒤 “나는 나대로, 승엽이는 승엽이대로 훈련한 것이다. 난 내 공이 잘 들어가는지 확인을 한 것 뿐이다.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타격에 대해서는 “오늘 것 가지고 평가하긴 좀 이르다. 즐겁게 훈련하고 있는 만큼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배트 스피드도 좋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내가 함부로 평가하긴 그렇다”면서도 “역시 메이저리거 공이라 다르다. 체인지업은 일본에서 보기 힘든 공이고, 슬라이더 각도도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홈런을 2개 친 데 대해서는 “(코스와 구종을)알려줬으니까 쳤지”라며 웃었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스프링캠프부터 서로에게 큰 힘이 돼 주고 있다.오키나와(일본)|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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