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왼발슛…“아, 아깝다!”

입력 2011-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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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입국 사진제공 | OSEN

후반 26분간 맹활약…독일무대 성공 데뷔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맹활약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VfL볼프스부르크에 안착한 구자철(22·사진)은 13일(한국시간)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함부르크SV와의 2010∼2011시즌 22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19분 아쉬칸 데야가와 교체 투입됐다. 전반 32분 상대 믈라드 페트리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볼프스부르크는 동점 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패했다.

함부르크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 결장해 ‘코리안 더비’는 이뤄지지 못했다.


● 예고된 출격

구자철의 출전은 일찌감치 예고돼 있었다. 이적 이후 단 한 차례 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는데 그쳤지만 피에르 리트바르스키 감독대행은 구자철에게 “출전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어올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더욱이 스티브 매클라렌 감독의 경질 이후 지휘봉을 잡은 리트바르스키 대행 체제로 바뀐 볼프스부르크에게 구자철을 아낄 여유가 없었다. 함부르크전을 앞두고 5승8무8패(승점 23)로 강등권 위협을 받은 볼프스부르크였다.

구자철을 직접 뽑은 사령탑의 경질로 일각에서는 우려하기도 했지만 리트바르스키 대행이 선택할 폭은 좁았다. 벤치의 결정은 주효했다.

비록 홈 패배를 막을 순 없었으나 구자철은 후반 29분 적극적인 정면 침투로 함부르크 수비진을 농락했고, 3분 뒤에는 상대 수비가 걷어낸 볼을 아크 정면에서 잡아 과감한 왼발 슛을 시도했다. 공은 아쉽게 골대를 살짝 벗어났지만 구자철의 한 방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충분했다.


● 주 포지션은?

함부르크전을 통해 구자철의 주 포지션이 가려졌다. 측면부터 중앙은 물론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구자철은 본래 위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도 구자철은 공격보다 수비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공격 루트 개척은 빛을 발했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과감한 롱 패스와 동료들과 함께 2대1 패스를 시도하며 공간을 직접 찾아가는 플레이는 여전했다. 특히 후반 44분 왼 측면에 위치했던 음보카니에 정확하게 볼을 배달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물론 숙제도 남겼다. 일단 구자철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작년 12월 말부터 쉼 없는 A매치 스케줄을 강행하느라 제대로 쉴 틈이 없었다. 그래서 당장 100% 몸 상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매클라렌 전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독단적인 행동으로 물의를 빚은 브라질 대표 출신 디에구에게 내려진 자체 징계(1경기 출전 정지)가 풀린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본격적인 주전 경쟁은 이제부터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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