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증권가 ‘찌라시’ A to Z] 최진실 자살…나훈아 잠적…찌라시, 스타를 향해 총을 겨누다

입력 2011-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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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불명의 악성루머로 인한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톱스타 최진실. 스포츠동아DB

■ 악성루머의 근원지 ‘찌라시’

사채설 시달린 최진실 세상 등지고
신체손상설 나훈아 4년째 두문불출
증권가 사설 정보지는 본질적으로 사실 여부가 확인된 ‘뉴스’가 아닌 진위 불명의 ‘정보’를 주로 소개한다.

따라서 그 내용이 결코 100% 신뢰할 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특히 몇몇 정보가 사실이라고 해서 다른 내용까지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무고한 피해자를 낳는다.

특히 확산력이 무섭게 빠른 온라인을 통해 별다른 생각없이 내용을 유포시키는 행동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터지기도 한다.

2008년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기자 최진실은 우울증에 따른 자살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그가 죽음을 결심하는 과정에는 ‘찌라시’에 있는 내용을 온라인에 유통시켜 연예인에 대한 악성 소문으로 확산시킨 무책임한 행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같은 해 연기자 안재환이 사업 실패로 자살했을 때 사설 정보지에는 그의 죽음에 최진실도 관련이 있다는 근거를 알 수 없는 루머가 소개됐다.

이를 증권사 한 여직원이 여러 온라인 게시판으로 확산시켰고, 그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혼자 자녀를 키우던 최진실은 심한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경찰이 문제의 루머를 확산시킨 여직원을 붙잡았지만 최진실은 결국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2008년 기자회견 도중 바지를 내려 자신의 신체손상설의 허위를 증명하려 했던 나훈아. 스포츠동아DB


200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수 나훈아의 신체 손상설 역시 시발점은 사설 정보지였다. 나훈아가 여자 연예인과 만남을 갖던 중 신체의 일부가 손상됐다는 내용의 이 소문은 사설 정보지에 처음 등장한 뒤 급속도로 퍼졌다.

무려 5∼6개월 간 끈임 없이 각종 루머가 등장하자, 결국 당사자인 나훈아가 직접 2008년 1월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해명하는 곤혹을 치렀다. 나훈아는 기자회견 이후 햇수로 4년째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사설 정보지의 내용은 점점 활성화되는 온라인 메신저에 힘입어 파급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사설 정보지의 내용은 어렵지 않게 찾아 읽을 수 있있다. 파급력이 막강해진만큼 그 안에 담긴 확인되지 않은 소문 역시 빠르게 확산된다. 사설 정보지가 악성 소문의 근거지로 불리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사설 정보지로 인한 피해가 자주 등장한다. ‘신빙성 있는 소문’에 의지해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설 정보지로 피해를 입은 회사들이 검찰과 경찰에 단체로 수사를 의뢰한 사건도 있었다.

2009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후 금융위기가 닥칠 당시 사설 정보지에 가장 많이 등장한 건 국내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도설이었다. 소문에 불과했지만 사설 정보지에는 여러 기업의 이름이 고스란히 등장했고 피해가 속출하자 해당 기업들은 공개적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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