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창단 감독 선임을 시즌 뒤로 미뤘다. ‘올 시즌 후’와 ‘선택의 폭’이라는 핵심어휘에서 올시즌 후 계약이 만료되는 현역 감독들도 후보군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두산 김경문 감독(사진)과 넥센 김시진 감독도 포함되는 셈이다.스포츠동아DB.
엔씨 창단감독, 현역감독 이름까지 거론된 이유
“시즌후 감독 선임하면 선택의 폭 다양”
엔씨측 검증된 실력자 선임의사 밝혀
시즌 끝나면 계약 만료…가능성 충분
엔씨소프트가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제9구단으로 승인된 가운데 때 이른 창단감독 선임 문제로 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시즌후 감독 선임하면 선택의 폭 다양”
엔씨측 검증된 실력자 선임의사 밝혀
시즌 끝나면 계약 만료…가능성 충분
특히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현역 감독 이름까지 거론되자 구단과 선수들은 “출발 직전부터 팀을 흔들려는 누군가의 불순한 의도 아니냐”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엔씨소프트 감독 선임과 관련된 소문과 추측이 무성해지고 있는 이유는 왜일까.
○추측을 낳은 ‘올 시즌 후’, 그리고 ‘선택의 폭’
신생팀 엔씨소프트 창단감독 선임과 관련해 현역 감독의 이름이 불거진 것은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시즌이 끝난 뒤 선임할 예정이다.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고 여러 모로 장점이 많을 것 같다”고 말한 데서 촉발됐다.
‘시즌 후’와 ‘선택의 폭’이라는 두 가지 핵심 어휘에서 ‘올 시즌 후 계약이 만료되는 현역 감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잉태될 수밖에 없었다. 현역 감독 중 올 시즌 후 계약기간이 끝나는 감독은 SK 김성근 감독, 두산 김경문 감독, 넥센 김시진 감독 등 3명이다.
그러자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감독 선임 시기에 대해 언급한 것뿐이다. 현재로서는 누구도 접촉하지 않았다”면서 “시즌 중에 현역 감독이 거론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시즌이 끝나고 감독 선임에 대해 언급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제대로 좀 기사를 써달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하마평에 오른 김인식 전 한화 감독,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을 비롯해 재야의 야구인들과 현역 감독 모두를 후보에는 둘 수 있으나 내부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는 원론적인 해명이다.
그러나 야구계에도 호사가들은 많다. 항상 ‘카더라 통신’이 한 다리를 건너 ‘사실’처럼 포장되기도 한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관망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신생팀 감독이 내정된 것처럼 여러 소문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창단작업에 개입하고 있는 한 인사는 “엔씨소프트는 검증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아직은 어떤 감독이 자신들에게 맞는 감독인지 정확히는 모르는 단계다. 당장 올 시즌 2군리그에 진입하는 것도 아닌 만큼 정보수집을 다양하게 하고 후보군을 넓혀놓고 천천히 생각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핵심인력도 스카우트? 기존 구단 프런트도 들썩
‘정보수집’과 ‘검증’은 기존구단의 프런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각 분야의 ‘능력있는 인사’를 모시기 위해 이미 기존 구단 인사에 대해 스카우트 작업도 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구단은 “타 구단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스카우트를 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신생팀이 벌써 상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생구단으로서 정당한 스카우트 행위라 문제될 게 없다’는 시선도 있지만, 반대로 ‘야구판에 들어왔으면 기존 구단들의 룰은 따라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엔씨소프트가 감독 선임과 프런트 조직의 뼈대를 완벽하게 구축할 때까지 야구계는 이런저런 소문과 찬반양론으로 계속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