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최동수는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3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18일까지 3일 연속 마스크를 쓸 정도로 SK의 안방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3경기만에 움직이는 종합병원
몸 부서져도 안정적 투수리드
“머리는 오히려 더 맑아졌어요”
10년만에 마스크 쓴 그의 심경몸 부서져도 안정적 투수리드
“머리는 오히려 더 맑아졌어요”
“이야, 내가 화제긴 화젠가 보다.”
SK 최동수(40)는 18일 KIA전에 앞서 방송 인터뷰를 하고 들어가더니 이런 말을 했다. 마이크 피아자처럼 나이가 들면서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하는 선수는 있어도 마흔에 그 반대로 움직이고 있으니 별종이다.
18일 KIA전까지 3연속 경기 출장이다. 당하는 KIA 입장에서는 어디다 하소연도 못한다. KIA 모 코치는 “(최동수의 리드보다) SK 투수가 좋은 거다”라고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보통 선수라면 저렇게 못한다. 10년 전이라도 포수를 했으니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다리에 알 배겨 절뚝…타구에 눈 맞아 충혈…감기몸살까지…
○움직이는 종합병원
포수를 맡고나서 최동수의 걸음걸이는 약간 달라졌다. 다리에 알이 배겨 걷는데 지장이 생길 정도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3∼4회 지나면 힘들다”고 했다. 왼쪽 눈은 충혈돼 있다. 타구에 눈을 정통으로 맞은 탓이다. 회복이 덜 된 상태라 “침침하다”고 했다.
여기에 몸살기운까지 겹쳤다. 원래 안 좋았는데 포수로 뛰면서 심해졌다. 어지간한 그도 17일에 혼자 병원에 가서 링거 주사를 맞고 2시간 동안 누워있었다. 물론 그 전에 훈련량을 다 채우고, 몰래 병원에 들른 것이다.
○야구의 새로운 재미
정확히 말하면 포수 복귀다. 원래 포수로 1994년 LG에 입단했다. 2군에서 주로 포수로 뛰었다. 당시 1루수와 3루수 글러브를 다 갖고 다녔다. 그러다 완전히 포수를 접은 것은 묘하게도 김성근 당시 LG 감독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1루수로서 그의 가능성을 보고 집중 조련시킨 것이다. 최동수는 “포수 마스크를 쓴 건 10년만이지만 사실 제대로 해보는 것은 12년만”이라고 했다. 사필귀정일까, 다시 최동수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운 것도 김 감독이었다. “식사를 하다 갑자기 ‘동수가 포수였지’가 생각났다”고 했다. 바로 세리자와 배터리 코치와 훈련에 돌입했고, 16일 한화전에 첫 출장을 했다.
포수 최동수는 당연히 어설프지만 경쟁력도 갖고 있다. 투수리드가 그것이다. “십몇 년 타자를 해보니 내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나라면 이 공을 노릴 텐데’라는 생각을 역발상으로 해서 리드한다. 주자가 나가면 벤치에서 도와준다”고 했다.
SK 투수들이 고개를 안 흔드는 것도 고맙다. 본의 아니게 잡을 수 없는 공은 못 잡고, 타율이 곤두박질쳐 수비형 포수가 돼 버렸지만 오히려 머리는 더 맑아졌다. 몸은 부서질 것 같아도 얼굴은 웃는다.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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