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유격수 강정호(왼쪽)와 삼성 유격수 김상수가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면서 1루에 볼을 던지고 있다. 둘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를 꿈꾸지만 강정호는 수비에서, 김상수는 타격에서 아직 약점이 많다.스포츠동아DB.
성급한 원스텝 송구 단점 지적
실책 복기한 상수, 수비력 최고
손목힘 좋은 정호는 공격력 굿
섬싱스페셜 | 류중일 감독이 본 강정호와 김상수실책 복기한 상수, 수비력 최고
손목힘 좋은 정호는 공격력 굿
‘김재박∼류중일∼이종범∼박진만∼?’
한국의 명유격수 계보를 이을 주인공은 누구일까. 15일 대구 넥센-삼성의 시범경기에서는 그 후보군에 포함된 강정호(넥센)와 김상수(삼성)가 선발 유격수로 출장했다. 강정호는 아직 수비에서, 김상수는 타격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 현역시절 류중일 감독(사진)과 함께 삼성에서 뛰었던 넥센 김시진 감독은 “(류 감독이 유격수를 보면)땅볼만 유도하면 됐다”고 했다. 명유격수 출신인 류 감독을 통해 유격수 수비의 노하우와 강정호와 김상수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성급한 원스텝 송구는 실책을 부른다
박진만(SK)의 예에서 보듯, 명유격수의 제1조건은 수비다. 류 감독은 “애매한 바운드가 나올 경우, 공이 나에게 맞추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공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바운드가 안 맞을 때는 원스텝으로 던지기보다는 1.5∼2스텝으로 송구해야 공이 정확하게 1루수 미트로 향한다는 의미다.
‘빠른 송구’만을 염두에 둘 경우 포구·송구에서 모두 실책이 양산될 수 있다. “3m 전에 타자주자를 잡는다고 해서 2아웃을 주지는 않는다. 어차피 공이 사람보다 빠르다. 기본에 충실 하라”는 것이 류 감독의 지론이다.
물론 3·유간 깊은 타구의 처리처럼 예외는 있을 수 있다. 류 감독은 “이 때는 아예 공을 포구하는 순간부터 노스텝 송구를 대비해 ‘던지는 다리’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코치시절 김상수와 광저우아시안게임 코치시절 강정호에게 주문한 것도 바로 ‘성급한 원스텝 송구’에 대한 대목이었다. 둘은 같은 지점에 단점이 있었던 셈이다.
류 감독은 “김상수가 1군에 올라왔을 때 김상수의 실책만 모은 비디오를 함께 봤다. 워낙 습득속도가 빨랐다. 애매한 바운드에서 송구 문제를 해결하자 실책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밝혔다. 현재 김상수는 수비능력만 놓고 보면, 8개 구단 유격수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는다.
○김상수, 히팅포인트 앞으로 둘 필요 있다
강정호는 공격력 면에서 최고로 꼽힌다. 현재 유격수와 4번 타자를 병행하는 유일한 선수다. 붙박이 4번·유격수는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도 한화 장종훈(1990년) 코치 정도다. 하지만 장 코치는 타격전념을 위해 1991년에는 지명타자, 1992년부터는 1루수로 활약했다. 류 감독은 “강정호는 일단 손목 힘이 좋다. 타구가 강하고 힘이 실려서 멀리 뻗어간다”고 했다.
반면 이제 고졸 3년차인 김상수의 타격능력은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류 감독은 “타이밍이 늦다보니 계속 타구가 우측으로 향한다. 보다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대구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