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만에 2번째 정규앨범 ‘T-스쿨’ 발표한 김 태 우

입력 2011-04-1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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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발라드-댄스 가리지 않는 가신 되렵니다”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로는 드물게 솔로로 성공
한 김태우. 그는 “가수의 존재 가치는 춤도, 외
모도 아닌 노래”라며 “여러 분야의 음악을 다 잘
하는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국경원 스포츠동아 기자 onecut@donga.com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로는 드물게 솔로로 성공 한 김태우. 그는 “가수의 존재 가치는 춤도, 외 모도 아닌 노래”라며 “여러 분야의 음악을 다 잘 하는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국경원 스포츠동아 기자 onecut@donga.com

“어쿠스틱한 느낌과 목소리 자체를 강조하려고 오토튠(기계음)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어요.”

1년 반 만에 두 번째 정규앨범 ‘T-스쿨’을 발표한 가수 김태우(30)는 “이번 앨범의 모토는 진정성”이라고 소개했다. 2009년 군 제대 후 ‘T-바이러스’를 냈을 땐 “공백기간이 길었던 데다 당시 대세였던 아이돌 가수들 사이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까 겁이 나서” ‘사랑비’를 제외한 모든 곡에 오토튠을 사용했다. 결국 그에게 ‘가창력 종결자’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노래는 온전히 자기 목소리로 노래한 ‘사랑비’였다.

8차례의 번복과정을 거쳐 낙점했다는 타이틀곡 ‘메아리’는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빠른 업템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신나면서 따뜻한 느낌을 준다. 박진영, 비와 함께 부른 ‘브러더스 앤드 미’는 지금의 JYP와 월드스타 비가 있기 훨씬 이전부터 친하게 지냈던 세 사람의 자전적 이야기를 노래한 곡이다. 박진영이 노래 말미에 즉석에서 속삭이듯 한 말도 그대로 앨범에 담았다. 이 밖에 음악에 대한 김태우의 생각을 담은 ‘음악으로’, 운전하며 듣다가 너무 좋아 서울을 벗어날 정도로 달렸다는 ‘그대라는 날개’ 등 모두 10곡을 수록했다.

1999년 아이돌 그룹 ‘god’로 데뷔한 후 가수 경력 13년째에 접어든 그에게는 후배 가수들이 종종 상담을 청해 오곤 한다. 김태우의 답은 “결국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밴드가 아닌 이상 댄스 그룹은 영원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god 시절 거울을 보며 자신의 외모를 탓하던 그에게 그룹의 맏형 박준형이 “사람들은 네 목소리를 좋아하는 거야”라고 말해줄 때까지는 그도 이 평범한 진리를 몰랐다고 했다.

“아이돌 그룹으로 얻을 수 있는 인기와 함성을 즐기지 말라는 얘기는 안 해요. 다만 음악에 대한 주관을 잃고 외모와 춤 등 부차적인 것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10년, 20년 뒤에도 노래하기는 힘들 거란 말을 하죠.”

그는 아이돌 가수들에 대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기획사 의도에 맞게 작곡가 작사가가 만든 곡을 안무 연습하다 와서 자기 부분 몇 소절만 부르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노래 잘해서 노래로 먹고사는 가수에게도 “노래 잘한다”는 칭찬이 가장 듣기 좋은가 보다. 김태우는 가창력에 대해 자신에게 쏟아지는 찬사가 고맙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예전에 한 시상식에서 사회자가 저를 ‘가신(歌神)’이라고 소개하더라고요. 음악 프로그램에서 1등 할 때보다 더 좋았어요.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가신’이라는 평가는 부담스럽단다. “전 그냥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군대 가기 전엔 ‘거리에서’의 성시경이나 ‘까만 안경’의 이루 같은 보컬리스트들이 무대 위에 섰는데 지금은 아이돌 댄스 그룹이 주를 이루다 보니 제가 과대평가 받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1970∼1980년대 선배들의 감수성과 2000년대 트렌드를 모두 알아 ‘축복받은 세대’라고 여기는 김태우는 “40, 50대가 된 뒤에도 그루브(리듬감)를 타고 트렌디한 음악을 할 것”이라며 씩 웃었다. “제 꿈은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는 겁니다. 누구나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하는 대중가수요. 앞으로도 발라드 댄스 록 가리지 않고 다양한 노래를 불러 인정받고 싶어요.”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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