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공항패션에서는 최근 트렌드가 보인다. 그룹 포미닛의 허가윤(가운데)은 핫팬츠를 택해 과감한 하의패션을 선보였고 동방신기(왼쪽)는 공항 패션의 필수 아이템인 선글라스와 백팩을 택했다. 이홍기가 공항에 몰려든 팬들을 자신의 사진기로 촬영하는 모습(오른쪽). 스포츠동아DB
■ 공항패션, 별들에게 물어봐
런웨이야 공항이야꾸민 듯 안 꾸민 듯…대충 입어도 화보?
출국 전 악세서리 하나까지 고민
스타일리스트 조언받아 공항룩 완성
톱스타는 엣지있는 명품 스타일
아이돌은 캠퍼스룩으로 개성있게
패션 아이템 하나하나 다 완판
‘패션’ 앞에 이름만 붙이면 트렌드가 된다. ‘하의실종 패션’도 그렇듯이 ‘공항 패션’도 그렇게 생겨났다. ‘공항 패션’은 문자 그대로 연예인들이 공항을 드나들 때 입은 옷차림을 말한다. 예전에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 편한 복장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연예인의 패션 센스와 스타일 취향을 과시하는 새로운 ‘레드카펫’이 되었다.
● 레드카펫보다 더 뜨거운 ‘공항 패션’
전부터 공항 출입국장에서 스타들의 패션은 눈길을 끌었지만, 일종의 가십성 화제에 가까웠다. 그러던 것이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주목을 받은 것은 2010년부터. 그해 초 하와이로 밀월 여행을 떠난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입국했을 때 입은 옷이 큰 이슈가 됐다.
이후 각종 매체는 물론 이른바 팬들의 ‘직찍’, 스타들의 ‘셀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공항패션이 화제를 모았다. 이제는 스타들도 공항에 갈 때 무엇을 입을지 고민을 한다.
가수 겸 연기자 이승기도 SBS ‘강심장’을 통해 “출국 전날부터 어떤 옷을 입고 갈지 고심하게 된다”고 했고,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도 “공항에서 팬들이 사진을 찍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편이고, 꾸미지 않은 듯하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공항패션에 주목하는 것은 스타들의 패션감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대 의상이나 연예활동과 달리 일상적인 스타일이어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 톱스타와 아이돌 공항 패션 콘셉트는 다르다?
장동건·고소영 부부나 이영애, 김아중, 김하늘, 임수정 등 스타들의 공항패션에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 모두 무심한 듯 하면서 세련되고 ‘엣지 있는’ 명품스타일을 고수한다. 청바지 하나를 입어도 몸매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선택하고, 전체적인 조화를 많이 신경 쓴다. 그냥 입던대로 공항에 나온 듯 하지만 실은 철저히 스타일리스트의 조언을 받은 스타일이다.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인트렌드 이사는 “장동건 고소영 부부는 빈티지하면서 캐주얼하거나 모던한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아이돌은 특정한 스타일 패턴이 없다. 강한 개성만큼 혼자 알아서 입는다. 무엇보다 나이가 어려 고가의 명품 스타일보다 ‘캠퍼스 룩’이나 일반인들도 손쉽게 따라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의상을 선택한다. 최근 화보촬영 차 영국 런던으로 떠난 가수 아이유는 평소 러블리한 소녀스타일과는 다른 캐주얼한 공항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10대 나이에 맞는 강아지 캐릭터 티셔츠에 후드 점퍼, 스키니진 등을 잘 매치해 ‘아이유 표 공항패션’을 완성했다.
● ‘신상품’ 홍보의 장?
톱스타들의 공항패션이 ‘걸어 다니는 화보’로 인식되면서 의상 협찬이 줄을 잇는다. 공항패션은 명품 브랜드들이 자연스럽게 신상품 홍보를 하는 무대다.
장동건·고소영 부부를 비롯해 2월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 참석한 현빈이 공항에서 보여준 의상은 수천만 원이 넘는다. 그들의 패션 아이템 하나하나는 ‘완판’ 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다보니 뒷말도 많다. 누리꾼들은 “특정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일부러 공항패션에 이용하고 지나친 구매욕과 호기심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홍보대행사 apr 이시은 과장은 ‘신상품’ 홍보라는 지적에 대해서 “스타들은 돋보일 수 있게 포장해서 좋고, 의상을 협찬하는 브랜드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홍보해서 좋으니 일종의 ‘공생의 관계’”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트위터@mangoostar)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