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선동열도 블론세이브 신고식

입력 2011-04-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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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일본프로야구 데뷔전에서 패전투수로 시작했다. 6.2이닝 홈런 한방 포함 6안타 2사사구 3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는 기록했지만 팀이 2-3으로 패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그렇다면 박찬호와 함께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선동열의 일본프로야구 데뷔전은 어땠을까.

1996년 주니치 드래건스에 입단해 소방수로 낙점받은 선동열은 4월 5일 히로시마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센트럴리그 개막전에서 팀 승리를 날려버렸다. 2-1로 앞선 9회말 상대팀 클린업트리오와 상대해야했다.

첫 타자 마에다를 2루수 앞 내야안타를 내보낸 뒤 에도를 삼진으로 낚았지만 가네모토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1·2루. 이어 외국인타자 로페즈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2-2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볼넷으로 만루위기까지 맞았지만 2루수플라이와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연장 10회에 등판해 1루수 실책으로 살아나간 다이호를 견제로 잡아내고, 후속 2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2이닝 동안 10타자를 상대로 46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당시에는 항목이 없었지만 오늘날로 따지면 ‘블론세이브’부터 기록한 데뷔전이었다. 주니치도 결국 연장 13회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국보투수’와 ‘코리안특급’. 일본 데뷔전에서 각각 블론세이브와 패전투수부터 시작하는 비운을 겪었다.

15년 전 선동열과 같은 주니치 유니폼을 입고 있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이날은 박찬호의 상대팀인 라쿠텐 사령탑으로 앉아 있었다.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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