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구. 웬만한‘5이닝 선발 투수’의 두 경기 투구수다. 하지만 대한민국 에이스는 한 경기에서 이 많은 공을 다 던졌다. 그것도 불과 5일 전 127개를 던진 후에 말이다.
한화 류현진(사진)은 1일 대구 삼성전에서 9이닝 4안타 무사사구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이 때 투구수가 바로 134개. 2008년 9월 5일 대전 삼성전에서 기록했던 개인 한 경기 최다투구수 타이였다. 4월 26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127개로 완투했던 류현진이니, 일주일 동안 261개의 공을 뿌린 셈이다. 도중에 외할머니를 잃는 아픔까지 겪었는데도….
한화 한대화 감독도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7회까지만 던지게 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에이스의 마음은 달랐다. 팽팽한 선발 대결을 펼치던 삼성 배영수가 8회초 마운드에 오르자 자신도 8회까지 막겠다고 결심했다.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으니 더 힘을 내야 한다고 여긴 것이다.
9회말을 앞두고도 그랬다. 또다시 “던지고 싶다. 던질 수 있다”고 했다. 9회 2사 1루에서 한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제가 잘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대신 휴식일을 하루만 더 주세요.” 역투 중인 에이스의 간절한 눈빛을 한 감독도 외면할 수 없었다.
류현진은 한 감독이 내려간 후 약속대로 경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했고, “외할머니가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 이 승리를 바치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한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하루 더 쉬게 해줄 생각이었다. 대전 넥센전 등판을 7일이 아닌 8일로 미뤘다”면서 “감독으로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책임감 면에서도, 류현진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한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하루 더 쉬게 해줄 생각이었다. 대전 넥센전 등판을 7일이 아닌 8일로 미뤘다”면서 “감독으로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책임감 면에서도, 류현진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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