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양용은 세리머니’ 또 나왔어.”
삼성 류중일 감독이 1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쑥스럽게 웃었다. 전날 진갑용의 대타 역전 결승 2점포가 얼마나 기뻤는지에 대해 얘기하던 중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삼성은 전날 한국 프로야구 에이스인 류현진을 상대로 패색이 짙었다가 3-4로 뒤진 8회 2사 1루에서 대타 진갑용이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5월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삼성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될 만한 장면이었다.
류 감독은 “갑용이 타구가 딱 넘어가는데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위아래로 흔들게 되더라”면서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채태인이 역전 만루홈런을 쳤을 때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류 감독은 감독 데뷔전 승리를 일궈내는 홈런이 터지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격한 세리머니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마치 프로 골퍼 양용은이 세계 정상의 타이거 우즈를 꺾었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양용은 세리머니’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 류 감독은 “아무튼 그 정도로 기분 좋은 홈런이었다. 개막전 이후 올시즌 두 번째였다”면서 “일부러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나도 모르게 나왔다니까”라고 쑥스럽게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