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김광현은 2군투수…복귀 기약 없어”

입력 2011-06-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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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의 완투패 하루가 지난 24일, 결국 애제자의 2군행을 지시했다. 김성근 감독(왼쪽)이 2008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마운드에 김광현을 놔둔 채 등을 돌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스포츠동아DB

전격 2군행…김성근, 왜 김광현 버렸나?

“완급조절 못하면 A급 투수 못돼”

KIA전 투구수 147개에도 방치

“2군서 한계 스스로 깨닫길 바래”

코치진에도 터치하지 마라 지시


SK 김광현(23)이 24일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광현은 하루 전인 23일 광주 KIA전에 선발등판해 8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14안타 4볼넷 6삼진 8실점의 난조를 보이며 완투패를 기록했다. 2007년 데뷔 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피홈런, 최다 피안타 기록까지 작성했다. 시즌 4승6패에 방어율 5.14. 무엇보다 SK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이 이날 무려 14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교체를 하지 않고 마운드에 내버려둬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문학 LG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24일,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투구수 147개까지 방치한 이유

김광현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4승6패짜리 투수 아닌가. (2군에 갔으니) 2군투수다”고 말한 뒤 침묵을 지켰다. 거듭된 질문에 김 감독은 비로소 전날 완투를 시킨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살 길이 뭐냐를 스스로 찾으라는 의미였다”고 했다. “불펜을 아끼려고 한 것도 아니다. 난 투구수가 147개였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그냥 마지막까지 어떻게 던지나 지켜봤을 뿐”이라며 사실상 마운드에 방치했음을 밝혔다.

그렇다면 무엇이 김 감독을 화나게 만든 것일까. 김 감독은 “그 전(3회에)에 직구로 홈런을 맞았는데, 그 타자가 다음 타석 때 직구를 노리고 오겠느냐”며 생각 없는 투구를 질타하면서 “그때 교체도 생각했다. 박희수 윤희상이 준비돼 있었다. 그런데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마운드 위에서 던지면서 느끼라고 놔뒀다”고 설명했다.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게 베스트

김광현의 올시즌 부진에 대해 김 감독은 “지난해 말 안면마비 증세로 캠프에서 투구수가 적었다. 다른 투수들은 1500개 이상씩 던졌는데 김광현은 1000개도 안 던졌을 것이다. 육체적으로 준비가 덜 되고, 정신적으로 초조함이 묻어나왔다”면서 이해를 했다.

그러나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 김 감독은 “컨디션이 나쁘면 나쁜 대로 타자 잡는 법을 배워야한다. 완급조절도 있고, 코너워크와 볼배합도 있다. 그걸 못하면 B급, C급 투수로 끝난다”면서 “타자도 마찬가지다. 예전 장효조는 컨디션이 나쁠 때 커트, 커트하면서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러니까 3할타자가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경기 나중에는 직구도 136∼138km가 나오더라. 6회와 7회에 슬로커브와 완급조절로 삼진을 잡았다. 그래서 깨달았나 싶어서 봤는데 다음에 또 전력피칭을 하면서 얻어맞더라. 투구수가 많아 힘이 없다? 힘이 없는 대로 아웃코스에 공을 떨어뜨리면 될 것 아닌가. 스트라이크 비슷한 볼로 타자를 잡을 수 있어야한다. 베스트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김선우가 올해 초반에 잘 할 때도 그렇게 이겼던 것이다”며 변화를 주문했다.


○김광현 복귀?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렇다면 김광현은 언제쯤 1군에 복귀할 수 있을까. 김 감독은 “열흘 후가 될지, 한 달 후가 될지, 두 달 후가 될지 나도 모른다”고 했다. “지난번(5월 11일) 2군행을 지시했을 때는 폼도 나빴고, 몸도 안 좋아 무리를 안 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이번엔 다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날 김광현과 함께 김상진 투수코치도 2군에 내려갔다. 그러나 김 감독은 김 코치에게 “절대 터치하지 마라. 본인이 훈련스케줄 만들고, 스스로 움직여 만드는 걸 옆에서 보기만 해라”고 지시했다. 스스로 깨닫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SK는 1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과연 김광현 없는 선발 로테이션은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충분히 돌아간다”며 연연하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문학|이재국 기자(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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