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여배우서 여전사로…

입력 2011-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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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은 ‘다모’ ‘형사:듀얼리스트’ ‘1번가의 기적’ ‘시크릿 가든’ ‘7광구’까지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 연기로 ‘액션의 여왕’으로 떠올랐다. 사진제공|CJ E&M

■ 영화 ‘7광구’ 하지원, ‘액션의 화신’ 되다

대체 한국에 이런 여배우가 있었을까. 멜로와 코미디, 진한 감동이 묻어나는 사람의 이야기, 애틋한 로맨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배우는 많다.

그러나 여기에 거칠고도 격한 액션 연기를 포함한다면 독보적인 인물이 한 명 있다. 배우 하지원이다. 2003년 MBC 드라마 ‘다모’를 시작으로 2005년 영화 ‘형사:Duelist’,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 지난해 ‘시크릿가든’ 그리고 8월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7광구’에 이르기까지 하지원이 연기한 액션의 향연은 다채롭다. 복싱 등 격투기에서 와이어와 검술의 현란함을 보여주고 이제는 총격 액션과 바이크를 넘어 스포츠까지 도전했다.


검술·복싱·총격…못 하는 것이 없다

‘다모’에서 현란한 검술 액션을 보여준 하지원은 이후 이명세 감독의 영화 ‘형사:Duelist’에 출연해 시각적 화려함 속에서 빛났다. 뒤이어 ‘1번가의 기적’에서는 복싱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인기를 끝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스턴트우먼 역은 하지원의 액션 연기 리스트에 와이어를 포함시켰다.

8월4일 개봉하는 새 영화 ‘7광구’는 심해 석유시추선에서 벌어지는 괴생명체와 탐사대원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하지원은 본격적인 총격 액션과 함께 바이크를 타고 관객의 시선을 모을 기세다. 하지원은 이를 위해 원동기는 물론 스쿠버 다이버 면허까지 취득했다. 이것도 모자라 하지원은 현재 영화 ‘코리아’에서 한창 코트를 누비고 있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첫 남북 단일팀의 이야기 속에서 하지원은 현정화를 맡아 스포츠 영화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호러퀸서 액션퀸으로…“변신·도전은 내 운명”

하지원은 1990년대 말 드라마에서 반항기 가득한 10대 이미지로 신인시절을 살았다. 2000년 영화 ‘진실게임’을 거친 하지원은 이후 ‘가위’ ‘비밀’ ‘폰’ 등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호러 퀸’이란 찬사를 들었다.

중성적인 듯, 여린 듯, 하지만 그 속에서 담긴 강인한 이미지를 담은 하지원은 새롭게 영화 ‘색즉시공’과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등을 거치며 여성적 매력으로 어필했다. 그 사이사이 드러났던 액션 연기는 하지원이라는 배우가 가진 팔색조 같은 변화를 느끼게 했다. 변신의 다채로움은 그 본인 선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 “평소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는 하지원의 말은 매우 단순하지만 배우로서 강렬한 욕망을 표현한다.


살 찌고 빼기 반복…부상아픔도 느끼지 못했다

영화 ‘7광구’의 김지훈 감독은 “하지원이 없다면 영화 제작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어느날 촬영을 하다가 ‘저기, 스턴트맨 나오라고 해’라고 했더니 하지원이 왔다”며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김 감독은 “부상도 많았고 또 그 만큼 힘들었을 것이다”고 고마움을 표하며 “하지원이란 배우가 한국에 존재하는 것이 축복이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하지원은 ‘7광구’ 촬영을 돌아보며 “육체적으로 가장 고되고 힘들었던 현장이지만 촬영 과정에서는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근육의 양을 조절하고 몸무게를 찌웠다가 빼기를 반복하는, 여배우로서 선택하기 쉽지 않은 길을 스스로 걸어왔다. 그 속에서 감당했을 고통은 클 터.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은 여전히 즐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원은 그래도 ”여배우들이 남자배우에게 기대 하늘하늘하고 여리게 보이는 것보다 강한 모습이 더 멋있지 않느냐“며 웃을 뿐이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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