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사후처리에 국민 분노
사고 원인에 대한 설명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철도부는 앞 열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둥처(動車) D301호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24일부터 해독하고 있지만 왕융핑 대변인은 여전히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24일 오후 뒤집힌 열차 밑에서 30개월 정도 된 여자아이가 기적적으로 발견돼 궁지에 몰린 정부가 모처럼 호재를 만나는 듯했다. 하지만 아이가 발견된 때는 이미 공식 구조작업이 끝난 뒤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다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왕 대변인은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구조활동이 종결된 후에 살아 있는 여자아이가 발견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는 생명의 기적”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또 그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고속철 기술은 선진적이고 합격점”이라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한편 24일 오전 산둥 성 지난에서 항저우로 가던 고속철이 고장으로 1시간 30분가량 멈춰 섰다는 사실이 한 누리꾼에 의해 알려졌다. 또 같은 날 오후에는 안후이 성 허페이에서 길이 90m의 고가도로가 일부 붕괴해 최소 1명이 숨졌다. 7월 들어 장쑤 푸젠 저장 베이징 등에서 고가도로가 무너진 데 이어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터진 것이다. 이번 사고로 ‘두부공정’(두부처럼 부실하게 만든다는 비유) 문제가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