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저우 고속열차 추돌 참사 발생 사흘이 되었어도… 사고시간-사망자 파악 ‘먹통’

입력 2011-07-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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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사후처리에 국민 분노
중국 정부가 저장 성 원저우의 고속철 참사와 관련한 허술한 사후 처리로 국민의 원성을 사고 있다.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지 25일로 사흘째가 됐지만 사고 발생 시간, 사망자 수 등 기본적인 사실마저 확실치 않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까지도 사고 발생 시간을 23일 오후 8시 50분, 8시 34분, 8시 27분 등으로 기사마다 다르게 표기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사망자 수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설명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철도부는 앞 열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둥처(動車) D301호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24일부터 해독하고 있지만 왕융핑 대변인은 여전히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24일 오후 뒤집힌 열차 밑에서 30개월 정도 된 여자아이가 기적적으로 발견돼 궁지에 몰린 정부가 모처럼 호재를 만나는 듯했다. 하지만 아이가 발견된 때는 이미 공식 구조작업이 끝난 뒤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다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왕 대변인은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구조활동이 종결된 후에 살아 있는 여자아이가 발견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는 생명의 기적”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또 그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고속철 기술은 선진적이고 합격점”이라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한편 24일 오전 산둥 성 지난에서 항저우로 가던 고속철이 고장으로 1시간 30분가량 멈춰 섰다는 사실이 한 누리꾼에 의해 알려졌다. 또 같은 날 오후에는 안후이 성 허페이에서 길이 90m의 고가도로가 일부 붕괴해 최소 1명이 숨졌다. 7월 들어 장쑤 푸젠 저장 베이징 등에서 고가도로가 무너진 데 이어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터진 것이다. 이번 사고로 ‘두부공정’(두부처럼 부실하게 만든다는 비유) 문제가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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