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난 2단까지만 좋은 차”

입력 2011-07-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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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마린보이’ 세계수영선수권 마무리

200m 메달 놓친 아쉬움 감각적 비유
“어머니표 된장찌개 가장 먹고 싶다”
2011상하이세계선수권의 모든 경기 일정을 마친 마린보이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27일 남자자유형 100m경기에서도 목표를 달성한 박태환(22·단국대)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2012런던올림픽을 향한 개선점, 그리고 후배들에 대한 바람들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털어놓았다.


○“이제 어머니 된장찌개 먹고 싶어요.”

박태환은 올해의 대부분을 호주, 멕시코, 미국 등 해외에서 보냈다.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가족과는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아버지 박인호(62) 씨와 어머니 유성미(54) 씨, 누나 박인미(29) 씨가 이번 대회에 응원을 왔지만, “서로 예민한 시기라서 따로 만나거나, 연락한 적도 없었다”고 했다. 박태환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엄마, 아빠, 누나와 밥 먹어야죠”라며 웃었다. “난 특별한 보약이 없다. 어머니의 밥이면 된다. 특히 된장찌개를 먹고 싶다”는 말도 곁들였다.

현재 임신 3개월인 누나에 대해서는 “(태중의) 조카가 응원을 와줘서 (400m에서) 이긴 것 같다”며 각별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난 2단 기어까지만 잘 가는 차!”

박태환은 26일 200m레이스에서 간발의 차이로 메달을 놓친 아쉬움 때문에 “어제 밤 잠도 잘 못잤다”고 했다. 특히 첫100m에서 아쉬움이 컸다. “스타트(입수해서 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에서 차이가 많이 나서…. 스트로크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상대선수의 어깨 정도만 따라붙어 있어도 해볼만한데….”

박태환은 “난 자동차로 치면, 가속은 빠른데 RPM(분당회전수)이 느리다. 2단 기어까지는 좋은데, 3단부터 잘 안 된다”며 자신의 현재를 감각적인 비유로 표현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희망으로 바꾸면 된다”며 미래에 대한 포부도 잊지 않았다.


○“예선만 하고 돌아갈 생각 말아야….”

“제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남은 기간이 얼마 없어요.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제 다음에도 메달을 땄으면 좋겠습니다. 중국도 이번 대회에서 많이 올라왔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은 없잖아요.”

한국수영의 고독한 에이스 박태환은 후배들에 대한 바람도 표현했다. “예선만 하고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특히, 박태환은 정다래(20·서울시청)를 언급하며 “좀 엉뚱해서 그렇지, 레이스 운영도 좋고 잘 한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상하이(중국)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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