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선수. 사진| 김종원기자 (트위터 @beanjju)won@donga.com
“위험한 공 피해야지 왜 맞아?”
“최정, 엔트리에 빼려다 말았다.”
요즈음 ‘자원이 모자라다’는 말을 곱씹는 SK 김성근 감독이 왜 팀 내에서 가장 중요한 타자라 할만한 최정(24·사진)에게 쓴소리를 가했을까.
2일 LG전에서의 사구 때문이다. 최정은 1회말 첫 타석에서 SK 선발 박현준의 볼을 피하지 않고 무릎에 맞아 1루로 걸어 나갔다. 그러나 이 후유증 탓에 결국 5회 수비부터 안정광으로 교체됐다. 부상 방지 차원이었지만 여기서 SK 타선은 중심이 흔들려버렸고, 결국 4-5, 1점차로 패했다.
최정은 2일까지 16개의 몸에 맞는 볼로 독보적인 1위다. 2위 삼성 박석민보다 7개가 많다. 21.3타석당 사구가 나오고 있다. 최정은 2009∼2010년 2년 연속 20사구를 넘겼다. 이렇게 사구가 많으면 흔히 공을 피하지 않고 출루하려는 정신력을 높이 사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반대로 “왜 맞아? 바보 같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강동우(당시 삼성)가 안 맞았다고 뭐라고 그랬다는데 다치면 누가 책임지나? 오면 피해야지. 일본, 미국 야구 관계자들이 우리 선수들의 (몸을 갖다대는)그런 모습을 보면 웃더라”고 지적했다.
공이 몸으로 날아오면 피하는 동작을 통해 덜 아프게 맞는 법을 익혀야 되는데 한국 선수들은 반대로 몸을 들이밀어서 자칫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선수 개인의 몸을 생각해서든, 팀의 전력을 고려해서든 피할 수 있는데 굳이 들이미는 것은 투지가 아니라 소탐대실의 위험이라는 관점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