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선두…김성윤 부활 샷!

입력 2011-08-0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4일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조니워커오픈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강경남과 함께 공동 1위에 오른 김성윤이 13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GT

■ KGT 조니워커오픈 1R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준우승 등 특급 유망주
프로에서는 부상·군복무 등 잇단 시련의 연속
결혼 후 안정 찾아…투어 10년차 첫선두 올라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싫었다. 모두 ‘주니어 때 잘 하다 프로에 와서 왜 성적이 안 나느냐’는 말 뿐이었다. 그런 말을 들을수록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웠다.”

김성윤(29·동산벨브)은 고교 시절 국내를 넘어 해외무대까지 휩쓸었던 유망주다. 1999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 준우승으로 2000년엔 마스터스 무대도 밟았다. 1973년 한장상(70) 이후 한국인으로 두 번째였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김성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당연히 프로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부상으로 시작된 부진이 발목을 잡았고, 정규투어와 2부투어를 오가면서 팬들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졌다.

김성윤이 4일 제주 오라골프장 동·서코스(파72·7195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조니워커오픈(총상금 3억원·우승상금 6000만원) 첫날 6언더파 66타를 쳐 강경남(28·우리투자증권)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다. 프로 데뷔 후 처음 오른 1위다.

김성윤을 기억하는 골프팬이라면 그의 호쾌한 장타를 잊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주니어 시절 드라이버 샷을 300야드 이상 날린 괴력의 소유자였다. 당시만 해도 고교생이 300야드 이상 친다는 건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군 복무 후인 2006년 3년 만에 다시 필드로 돌아온 김성윤은 예전 같지 않았다. 드라이버 샷은 30야드 가까이 줄었다.

그는 “주니어 시절 쳤던 코스를 지금 돌아보면 30야드씩 길어진 느낌이다. 코스는 똑 같은데…”라며 웃음을 지었다. 거리도 줄고 몸도 예전 같지 않지만 마음은 편해졌다. 그러면서 다시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2009년 결혼과 2008년부터 시작한 일본투어 경험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원동력이다.

김성윤은 올해 일본투어 상금랭킹 35위에 올라 있다.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이다.

1라운드 1위가 우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제 겨우 4분의1이 끝났을 뿐이다. 김성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결혼 후 안정을 찾으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또 우승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조금씩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골프가 즐거워지고 있다. 오늘도 모처럼 국내 대회에 나와서 즐겁게 쳤더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투어 10년 차가 돼서야 터득한 지혜다.

제주|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