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부산전 롱패스 변칙작전으로 ‘달콤한 복수’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사진)이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2경기 연속 복수전에 성공했다.포항은 6일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승점 37로 2위를 굳게 지켰고, 올 시즌 컵 대회와 정규리그에서 한 차례씩 맞붙어 모두 1-2로 졌던 아픔도 깨끗하게 갚았다. 포항은 7월27일 FA컵 8강전에서 FC서울을 4-2로 누르며 리그 패배(1-2)를 설욕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복수전에서 승리했다.
최근 2경기는 포항에 중요했다. 우승 팀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달린 FA컵은 황 감독이 가장 욕심을 내고 있는 타이틀이다. 또 정규리그에서 최근 포항이 1무1패로 주춤했기에 이번 부산과의 20라운드를 양보할 수 없었다.
황 감독은 내용보다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 전에서 상대 데얀과 몰리나를 막기 위해 올 시즌 처음으로 스리백을 가동했고, 부산을 상대로도 변칙 전술을 활용했다. 부산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에 능하다. 수비를 두껍게 선 채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발이 빠른 측면 자원을 활용해 순식간에 상대 수비를 허무는 게 주특기다.
황 감독은 이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주장 김형일을 중앙 수비수에서 빼고 순발력이 뛰어난 김원일을 선발로 내세웠다. 공격 전개 시에도 짧은 패스만 고집하지 않고 과감한 롱 패스를 수시로 주문했다.
황 감독은 부산 전을 마친 뒤 “오늘은 원하던 경기 내용은 아니었다.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상대 수비가 두껍기 때문에 긴 볼을 많이 사용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승리가 꼭 필요할 때면 과감한 변화를 줄 생각이다. 황 감독은 “승리해야 할 때와 매듭지을 때 전술 변화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