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김시진 감독. 스포츠동아DB
“이거 보세요. 분명히 앞으로 비가 훨씬 더 많이 올 겁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이 단호하게 말했다. 우천 취소된 16일 목동 한화전에 앞서 잠시 비가 뚝 그쳤을 때였다.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한 오후 3시30분부터 목동구장에 꾸준히 내리던 비가 멈췄고, 심지어 하늘이 밝아질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넥센은 물론 한화 선수들도 무사히 훈련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잠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 김 감독은 자신 있게 “지금까지 내린 비는 아무 것도 아니다. 비구름이 이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면서 직접 울긋불긋한 구름 사진을 보여줬다. 게다가 김 감독은 비구름의 기원(?)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인천 쪽에 내리는 비는 잠실로 간다. 목동에 오는 비는 강화도 쪽에서 넘어오는 것”이라면서 “분명히 오후 5시30분이 넘으면 비가 쏟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리고 그 예언(?)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끊이지 않고 쏟아지는 비 때문에 수많은 경기가 취소되면서 현장의 감독들도 기상 전문가가 다 된 것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구름 사진을 보니 분명 오늘 경기는 힘들다”고 거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는 결코 비가 반갑지 않다. 넥센은 이날까지 포함해 올시즌 총 23경기를 비로 치르지 못했다. 두산과 함께 우천 취소 경기가 가장 많다. 선수층이 그리 두껍지 않은 형편이니, 시즌 막바지에 많은 경기가 몰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게 당연하다. 김 감독은 “경기가 많이 남은 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9월에 엔트리가 확대된다 해도 어차피 주전급 선수들이 가세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러다 우리는 분명히 더블헤더를 해야 할 것”이라고 푸념했다.
목동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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