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어색한 표정…“교만한 태도 반성합니다”

입력 2011-08-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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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슬(왼쪽)과 에릭이 커플 셔츠를 입고 촬영준비를 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한예슬 복귀 첫 촬영장 가보니
에릭과 눈빛 피하며 대본만 바라봐
제작진도 침울…“잘 마치자” 격려
“사고치고 왔는데 잘 맞아줘 고맙다”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여전히 살얼음 위를 걷는듯 불안하다. 한예슬이 18일 오전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명월’이 촬영을 재개했다. 14일 촬영 거부, 15일 돌연 미국행, 16일 KBS의 비난 기자회견, 그리고 17일 한예슬의 입국. 불과 4일 동안 벌어졌던 상황의 결과이다. 하지만 100%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말하기엔 한예슬과 KBS, 제작사 이김 프로덕션, 시청자까지 잃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감출 수 없는 어색함...한예슬 첫 복귀 현장

18일 오전 10시40분 한예슬은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파이명월’ 촬영장에 나타났다. 5일 만에 복귀한 현장이 그에게 조금 낯선 듯 보였다.

촬영이 임박하자 한예슬은 밴에서 내려 승용차로 갈아탄 뒤 취재진을 피해 재빨리 촬영장으로 들어갔다. 스태프, 연기자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오전 11시부터 상대배우 문정혁과 커플룩을 입고 카페 데이트 장면 촬영을 시작했다. 5일 만에 만난 두 사람은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간간히 대본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눈을 맞추지 않고 자신의 대본만 바라봤다. 한예슬 파문으로 이런저런 구설에 휩싸인 황인혁 PD의 표정도 밝지 않았지만 스태프와 연기자들을 챙기며 촬영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현장에 있던 한 드라마 관계자는 “마음 속 갈등의 앙금이 다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해야 하지 않느냐”며 “한예슬도 힘든 시간을 겪은 만큼 지금이라도 마음을 맞춰 작품을 잘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촬영을 마치고 전 제작진이 참석한 점심회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예슬은 “촬영 초반 너무 힘들어서 섭섭하기도 하고 스태프들을 오해하기도 했다”며 “사고치고 돌아왔는데도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서두른 어설픈 봉합...누구를 위한 화해인가

외관상 ‘스파이명월’에 찾아온 태풍은 지나간 듯 하다. 하지만 4일간의 파문이 남긴 상처는 작지않다.

먼저 한예슬은 연기자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귀국 때 공항에서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고 당당했던 모습이 KBS 드라마국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교만한 태도를 반성한다”고 바뀌었다. 대중들은 일관성 없는 태도에 또 한번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사 KBS는 어떤가. 16일 기자회견 때 한예슬의 태도를 비난하며 대체 캐스팅까지 불사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정작 17일 제작사와 함께 한예슬을 만나자 부라부랴 촬영 복귀를 선언했다. .

정신없이 벌어진 이번 파문으로 시청자들은 작품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드라마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소모적인 파문으로 극에 대한 흥미나 몰입할 수 있는 기제들이 사라져 버렸다.

갈등의 원인은 그대로 두고 서둘러 사태를 마무리한 ‘스파이명월’이 종영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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