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해 “이젠 노래보다 연기가 낫대요”

입력 2011-08-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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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해. 스포츠동아DB

‘남격’ 스타 배다해 뮤지컬 ‘셜록홈즈’ 도전기
“관객 반응이요? 예상했죠.”

뮤지컬 무대에 처음 선 초짜 배우의 소감치고 꽤 당돌하다. 배다해는 요즘 대학로를 평정한 뮤지컬 ‘셜록홈즈’에서 비운의 여인 ‘루시’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셜록홈즈’는 소극장 작품이고 창작 초연임에도 공연예매 사이트 뮤지컬 부문에서 ‘맘마미아’, ‘아가씨와 건달들’, ‘지킬앤하이드’와 같은 대작들과 나란히 경쟁하고 있다.

배다해는 연세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따지고 보면 뮤지컬보다 오페라가 더 친숙한 사람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하모니편’를 통해 일약 스타가 된 후 10여 개에 가까운 뮤지컬 출연 제의가 쏟아졌다. 외모되고 노래되는 그는 뮤지컬계에서 군침을 삼킬 만한 재원이었다.

“연기는 해 본 적이 없잖아요. 눈빛, 호흡, 손짓, 대사 … 하나도 모르니까. 전 그런 거 다 가르쳐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첫 연습 때부터 연출님이 딱 놓으시더라고요.”


○첫 대본 리딩 때 ‘충격’…“오랜만에 이 갈고 달려들었죠”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배다해는 강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적어도 방송에서 보여지는 청순가련형 캐릭터는 아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자존심이 세다.

“처음엔 죽기보다 싫었죠. 창피해서 숨고 싶고…. 첫 리딩 때 최선을 다해 읽었는데 배우들이 ‘큰일났다’고 웅성웅성 하더라고요.”

이랬던 그가 지금은 관객에게 “연기 좋다” 평을 듣는다. 심지어 “노래보다 연기가 낫다”란 소리가 들릴 정도.

“하하! 5kg 빠질 정도로 연습을 했으니까. 물론 지금도 너무 너무 부족합니다.”

어지간한 강심장 연예인이 아니면 보지 않는다는 인터넷 악플도 그는 열심히 찾아 읽는다. 오히려 안 좋은 글을 보고 이를 악 문다. 오히려 밑도 끝도 없는 악플에는 상처를 받지 않는단다. “내가 만족하면, 그 어떤 악플에도 눈물 한 방울 안 난다”라고 했다.

“처음엔 포기하고 싶었죠.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구나’. 하지만 저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이 작품에 목숨을 건 배우, 스태프들이 있는데. ‘폐만 되지 말자’하고 마음을 다스렸죠.”

그런데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났다. ‘민폐만 끼치지 말자’싶었지만 이내 민폐가 안 되는 정도로 묻히는 게 스스로 용납되지 않았다.

“뮤지컬에서 인정받고 싶고, 관심을 받고 싶어지더라고요. 오랜만에 이를 갈아봤죠.”


○“선우와 경쟁구도? 그런 시선이 우리를 발전시켜요”

배다해는 지난해 말 몸담고 있던 그룹 ‘바닐라루시’를 나와 솔로로 독립했다. 올해 싱글을 포함해 두 장의 앨범을 냈다. ‘남자의 자격’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자 소속사는 배다해의 솔로 독립을 추진했다.

“탈퇴 3주 전에야 빠진다는 걸 알았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보컬을 뽑는 오디션도 했더라고요. 어쩔 수 없었죠.”

‘남자의 자격’에서 ‘넬라판타지아’의 솔로부분을 놓고 경쟁했던 선우도 현재 뮤지컬 배우로 맹활약 중이다. 원래 뮤지컬배우 출신인 선우는 ‘원효’를 거쳐 현재 ‘내 마음의 풍금’에 출연하고 있다. 사람들은 둘을 여전히 경쟁 구도에 놓고 본다.

“전혀 부담은 없어요. 좋은 사이를 왜곡시키지만 말았으면. 선우(배다해가 두 살 언니이다)와 비교되는 자체가 감사하죠. 전 이제 시작인데. 경쟁 구도가 우리 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할머니 될 때까지 이렇게 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9월 이후 ‘가을’과 ‘배다해’의 감성으로만 채운 앨범을 내고 싶다고 했다. 다른 작품은 몰라도 시즌제로 제작될 ‘셜록홈즈2’에는 꼭 합류하고 싶단다.

“온전한 ‘루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대 많이 안 하고 오시겠지만, 기술적인 부분보다 내면에서 끌어내려는 감성을 보아주셨으면 해요. 한 발짝 물러서서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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